[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메리츠그룹 금융 3인방이 자사주 취득 결정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일제히 1년래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배당 축소 우려로 내리막을 걷던 주가가 주주 가치 제고에 힘쓰겠다는 회사의 방침 소식에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지난 5월 배당 축소 발표 이후 급락했던 주가도 모두 회복됐다. 지난 5월14일 메리츠금융그룹 3사는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으로 배당하고,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한 투자자의 해석은 사실상 배당 축소 결정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관련 공시 이후 첫 거래일인 5월17일 메리츠금융지주는 15.56%,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는 각각 13.83%, 16.78% 급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메리츠 3인방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발표하면서 주주 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24일 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도 지난달 말 각각 500억원, 9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메리츠 3인방 측은 "신탁계약을 통해 취득하는 자사주는 향후 소각 등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할 예정"이라면서 "1년 뒤 신탁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소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추가 주가 상승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현시점에서는 회의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한달래 제시된 메리츠 3인방의 목표주가를 분석한 결과 이날 종가 기준 업사이드(상승가능폭)가 거의 찼기 때문이다. 증권사 컨센서스 목표주가는 메리츠증권 5500원, 메리츠화재 2만5800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 성향 10% 축소 우려가 해소됐지만, 여전히 배당 정책 변경 목적에 의문을 갖고 있다"면서 "향후 중장기적인 주주 친화 정책 지속에 대한 것이 확인된 시점에 투자의견 변경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도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발표로 올해 예상 총주주환원율은 38%로 주주 환원정책의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여전히 영업특성상 지속적인 자본이 필요한 점과 자사주 매입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 제시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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