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TV' 온다…유통공룡 참전에 업계 '긴장'
중국 TCL 손잡고 북미 저가 TV 수요 '겨냥'
거대 유통망·OTT 보유…시너지 창출 포석
2021-09-07 15:15:39 2021-09-07 15:16:52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시가총액만 1조달러(약 1158조원)가 넘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글로벌 TV 시장의 요충지 미국에 눈독을 드리고 있다. 국내 기업과 주력 제품군이 크게 겹치지 않아 당장 적색경보가 켜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지만, '유통 공룡'의 참전 자체가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니다.
 
7일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아마존은 다음 달 미국에 자체 브랜드로 TV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미 2년 동안 개발 과정을 걸쳤고 55인치와 75인치용을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중국 TCL이 이번 제품의 위탁 생산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발표한 2분기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에서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일본 소니에 이어 4위를 기록한 TCL은 주로 중저가형 TV에 힘을 주는 기업이다.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자체 제품 설계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이 TV 시장 문을 두드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인도에 '아마존 베이식스'라는 20만원대 브랜드 TV를 내놨고 미국 거대 유통채널 베스트바이와 제휴를 맺고 '인시그니아' TV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번 아마존의 참전은 거대 유통망을 활용해 자국 내 넓게 퍼져 있는 저가형 TV 수요를 일부 흡수하려는 의도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과거 온라인 쇼핑업체를 넘어 최근 종합 콘텐츠기업으로 진화한 만큼 자사 제조품으로 또 한 번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9월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내 소호거리에서 문을 연 아마존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들이 4스타급 이상의 인기 상품을 직접 둘러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북미는 프리미엄 뿐만 아니라 저가형 TV 수요가 상당한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북미 TV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에서 각각 36.3%(1위)와 20.9%(2위)로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CL과 함께 손을 잡은 만큼 출시가 된다면 저가형 라인업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의 경우 북미에서 주로 프리미엄 TV에 힘을 주고 있어 경쟁군이 크게 겹치지 않아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아마존은 유료 구독 서비스 '아마존프라임' 가입 시 이용자에게 무료배송 서비스는 물론 부가서비스격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프라임비디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연회비 119달러(약 14만원)에 무료배송과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동시에 제공하면서 올해 1분기 기준 가입자 1억7500만명을 확보해 넷플릭스에 이어 글로벌 OTT 시장 2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아마존의 지난해 매출은 약 3860억달러(약 447조원)로 삼성전자 지난해 매출(236조원)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올해 2분기에도 순항을 이어가며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매출 1130억달러(약 131조원)를 올렸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올해 2분기 매출이 각각 63조6700억원과 814억달러(약 94조원)였던 것을 생각할 때 아마존의 '덩치'를 간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 현재 가진 아마존프라임 서비스 등을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 TV와 시너지를 창출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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