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지금이라도 팔까' 카카오페이, 외인 물량 폭탄에 맥 못춘다
외인 미확약 물량 37.1%, 오버행 우려 현실화
코스피200 편입 가능성으로 증시 전망은 긍정적
2021-11-10 06:00:00 2021-11-10 06:00:00
[뉴스토마토 이될순 기자] 카카오페이(377300)가 상장 첫날의 축포를 무색하게 할 만큼 주가가 흘러내리고 있다. 외국인이 상장 첫날부터 물량을 대량으로 풀어내는 데다 공모주 물량을 받은 개인들도 일부 차익실현에 동참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카카오페이가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될 경우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투자심리를 끌어올릴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페이는 전일 대비 6500원(4.23%) 하락한 14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상장 첫날 기록한 최고가(23만원)와 비교하면 36% 급락한 수치다. 공모가(9만원)와 비교하면 여전히 수익권이다. 이날 기관과 개인은 각각 53억원, 15억원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74억원 가량의 물량을 던졌다.
 
카카오페이의 주가 급락에는 외국인의 매도 행렬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상장 첫날 1984억원 가량을 순매도한데 이어 둘째날에도 1057억원을 내던졌다. 상장 이후 3거래일째는 잠시 순매수(1778억원)를 보였지만 4거래일과 5거래일에는 각각 76억원, 74억원씩 팔아치웠다.
 
상장 전부터 카카오페이의 외국인의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앞서 카카오페이의 국내외 기관 배정 물량은 전체 공모 주식 1700만주의 55%인 935만주다. 이중 외국 기관투자자들의 미확약 물량은 전체 기관 배정 물량의 37.1%에 달한다. 외국인 미확약 물량은 상장 첫날부터 매도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장 초기 주가 흐름에 악재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상장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확약 물량을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반면 기관들은 상장 첫날 이후 지속적으로 순매수하는 모습이다. 기관은 상장 첫날에도 3070억원 어치를 사들였으며 2거래일과 3거래일에도 각각 642억원, 165억원을 사들였다. 기관의 의무보유 확약도 비교적 높다. 기관의 6개월까지 팔지 않겠다는 의무 확약 비율은 70.4%다.
 
카카오페이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개인 투자자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소 증거금만으로 주주가 될 수 있는 '100% 균등배분'으로 진행된 카카오페이 공모주 청약에서 개인투자자는 각각 1주~4주를 받았다. 배정 주식은 현재까지도 공모가 보다 높기 때문에 수익 실현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부 개인들은 추가 주가 하락 불안감에 지금이라도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페이 공모주 물량을 받은 개인투자자는 “첫날 주가가 상승할 때 매도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지금이라도 받은 물량을 팔아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페이의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코스피 200 지수로 특례편입 이슈가 있어서다.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 하는 종목은 상장일로부터 15거래일간 일평균 시가총액이 코스피 50위 이내이면 지수에 특례편입에 대한 심사를 받게 된다. 이날 기준 카카오페이의 시가총액은 22위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코스피200 지수 정기변경에서 카카오페이가 편입된다면 지수를 추종하는 간접투자(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며 “카카오페이가 코스피200 편입 시 유입될 자금 규모는 2599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지수 편입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기관에서 비중을 줄이는 의사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기관투자자의 보호예수 비율 등을 고려할 때 카카오페이 상장일에 기존 주주 오버행을 제외한 유통물량은 고작 5% 남짓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자체앱을 통해 간편결제, 간편송금, 금융상품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금융 플랫폼 기업이다. 지난 2017년 4월 카카오로부터 분사해 출범했다. 간편결제, 간편송금 등의 서비스를 통해 고객 트래픽을 빠르게 확보했고, 대출, 보험, 투자 등의 금융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될순 기자 willb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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