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본점.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롯데쇼핑(023530)이 부실 점포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으나 계속된 실적 부진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통 맞수인 신세계는 백화점 부문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의 실적을 내면서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롯데그룹 정기 인사 시즌에서 위기 돌파를 위해 유통 BU 부문의 인사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289억원의 영업이익과 4조6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3.9%, 2.4%가 줄었다. 올해 4월 나영호 대표 체제로 돌입한 이커머스 사업부는 240억원 매출에 46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3분기까지 적자 규모는 1070억원에 달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도 백화점과 홈쇼핑을 제외한 대부분 사업부에서 3분기 매출이 감소했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유통BU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들어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롯데온 대표로 선임하고 배상민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를 롯데지주 내 디자인경영센터장으로 영입한 만큼 이번에도 과감한 외부 인사 영입도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신규 채용을 시작하는 롯데백화점을 필두로 본격적인 인적 쇄신으로 위기 돌파에 나설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9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진행 이후 지난달 80여명 지역 인재를 인턴사원으로 선발했으며, 이번에는 세 자릿수 채용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유통업계 트렌드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계속된 실적 악화로 올해 들어서만 두 차례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점포 구조조정과 M&A 효과가 가시화할지도 주요 변수다.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까지 오프라인 점포 총 203개를 줄였으며, 올해 1월 할인점사업부에 통합된 롭스의 로드샵 67개도 내년 중으로 모두 철수한다. 남아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 대해선 리뉴얼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고거래 리빙 등 모든 사업부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해 나갈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대부분의 할인점 리뉴얼이 4분기에 완료되는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효과는 2022년부터 발생해 손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위드 코로나를 맞이해 이커머스사업부와 각 사업부의 온라인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도 과제다. 앞서 롯데그룹은 쇼핑 법인 내 온라인 사업의 시너지 강화를 위해 유통 사업부 내 관련 조직을 이커머스 사업부로 이관하는 등 조정 작업을 지난 8월에 진행했다. 내년에는 롯데온만 할 수 있는 계열사 융합 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채널 간 통합을 아직 이뤄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경쟁사인
신세계(004170)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이마트·SSG닷컴의 온·오프 통합 시너지를 강화한 것에 비해 다소 늦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에 대해 다양한 방면으로 비용 효율화를 통해 실적 개선의 여지를 마련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피어 그룹 대비 우위를 점하는 경쟁력이 부재해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도가 낮다고 보고 있다. 경민정 미레에셋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시장에서 뚜렷한 방향 설정을 통해 점유율 확보가 예상돼야 재평가(Re-rating)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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