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중국 샤오미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퇴출된 화웨이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그간 중저가 시장에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플래그십(최상위)폰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24일 텅순왕 등 현지 매체를 종합하면 샤오미는 3분기 매출 781억위안(14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5.4% 증가한 52억위안(9600억원)이다.
미국 제재로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샤오미가 공백을 대신 채웠다. 샤오미의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4390만대로 매출액은 478억위안(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3위에 오른 수준이다.
중국 샤오미의 노트11이 11월1일 판매 시작 1시간 만에 50만대 팔렸다.사진/샤오미 웨이보
특히 화웨이의 공백은 샤오미의 해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였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3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21.5%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이중 서유럽에선 17%로 3위, 중동부유럽은 28.7%로 2위에 올랐다. 샤오미는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입어 전체 스마트폰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이 52.4%를 기록했다. 3분기에 선보인 홍미노트11이 출시 11일 만에 100만대를 돌파한 점도 점유율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플래그십폰의 성장도 눈에 띈다. 3분기 샤오미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하량은 1800만대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작년 연간 출하량이 1000만대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수요가 크게 증가한 모습이다. 출하량은 해외 시장에서만 180% 급등했다.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OS)인 미UI(MIUI)는 지난 22일 기준 월간 이용자 수가 5억명을 돌파했다.
이같은 샤오미의 성장은 삼성전자에게 위협이 된다. 샤오미는 최근 2년 안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루 웨이빙 샤오미 부사장은 "2분기엔 애플을 넘어 2위에 올라설 것이고 이르면 2023년께 삼성전자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샤오미는 지난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샤오미는 2분기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반도체 공급난 사태로 스마트폰 생산이 원활하지 않은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3분기에 점유율 14%로, 15%의 애플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물론 양사의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아직 추격의 가시권에 들어 있다.
왕샹 샤오미그룹 총재는 "부품 부족으로 인해 스마트폰 약 1000만~2000만대의 출하 지연이 있었다"며 "문제가 없었다면 출하량은 6000만대를 돌파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