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한국 철강사들이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까지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자동차와 조선 등 전방산업 내수 경기 회복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우리나라 철강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8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국내 철강재 내수 수요는 올해보다 1.3% 증가한 5622만톤에 달할 전망이다. 아울러 선진국 제조업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수출은 4.1%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철강협회(WSA)도 내년 한국 철강 수요를 올해 대비 1.5% 증가한 5420만톤으로 전망한 바 있다.
철강업계는 올해 수요 확대가 계속되면서 주요 제품들의 가격을 크게 올리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최근 현대·기아자동차와의 협상을 통해 하반기 자동차 강판 가격을 톤(t)당 12만원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상반기 인상폭인 톤당 5만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자동차 강판 가격은 자동차 업체의 수익성 하락 등을 이유로 2017년 하반기부터 4년 동안 동결해왔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한 열연강판. 사진/포스코
선박 건조에 쓰이는 후판 가격도 올 하반기 톤당 40만원 인상했다. 후판은 상반기에도 톤당 60만~70만원 수준에서 최고 110만원까지 올랐는데,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후판 가격 또한 조선사들의 수주 가뭄으로 최근 수년간 인상하지 못했었다.
철강사들이 제품 가격을 올리는 건 자동차와 조선 등 전방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엔 원자재인 철광석이 하반기엔 석탄 가격이 뛴 영향도 있다.
업계에선 조선사들의 수주가 계속되는 데다 내년 건설과 설비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철강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감산도 당분간 이어져 공급 부족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내년 2월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대기질 개선을 위해 감산에 나선 바 있다.
아울러 시장에선 헝다그룹 사태로 인한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우리나라 철강 시장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션 황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전날 한국신용평가와 공동으로 주최한 미디어 브리핑에서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내년 아시아 철강시장 수요가 약해지겠지만 5~6년 전과 같은 업황 침체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 철강업은 내수시장에서 자동차, 조선 등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철강 수요는 전반적으로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며 가격의 경우 조정을 받더라도 소폭에 그칠 것"이라며 "다만 수요 증가폭은 올해에 비해선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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