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경찰이 스토킹 사건을 위험성에 따라 3단계로 나눈 뒤 2단계서부터는 피의자를 체포하거나 유치장에 유치하는 등 신병확보에 나선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15일 '스토킹범죄 현장대응력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이른바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관련 범죄가 잇따르자 경찰이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이다.
경찰은 조기경보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조기경보시스템은 사건 발생 시 위험정도에 따라 현장관리자(서장·과장·팀장)가 직접 개입해 현장대응력을 강화하는 시스템이다.
경찰은 스토킹 사건 신고 접수 후 사건의 위험 정도를 '위험경보판단회의'를 통해 단계별 현장대응에 임한다는 계획이다. 스토킹 사건을 위험성에 따라 주의·위기·심각 등 3단계로 분류한다.
주의단계에서는 스토킹 행위가 단발성으로 발생하는 경우다. 경찰은 가해자에게 서면경고를 하고, 피해자에게는 어떠한 권리가 있는지 고지한다.
위기 단계에서는 스토킹 범죄가 1회 이상 발생하고, 최근 5년 이내 신고·수사·범죄 경력이 2회 이상 있거나 상해·폭행·주거침입 등 직접적 물리력 행사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피해자 또는 피해자 지인 등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을 한 사례도 포함된다.
경찰은 위기 단계서부터 피의자를 체포하거나 유치장에 유치처분을 하는 잠정조치 4호를 내리는 등 피의자 신병을 확보하고 정식 입건해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심각 단계에서는 피의자에게 정신병력 또는 약물 중독 증상이 있으며 피의자가 긴급 응급조치·잠정조치 중 하나를 위반하는 경우다. 살해 협박을 하거나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고 있는 상황도 심각 단계로 판단한다.
경찰은 사건이 심각 단계에 있다고 판단되면 통신영장을 신청해 피의자 위치를 추적해 검거에 나서는 한편 필수적으로 잠정조치 4호와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서울 일선 경찰서에서는 매일 과장·수사팀장·수사관·스토킹전담관·피해자전담관 등이 참석하는 위험경보판단회의를 열고 전날 발생한 모든 스토킹 사건에 대한 위험 등급을 판단한다.
경찰은 스토킹 사건 진행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침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별도 승인 절차 없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사건의 종결 여부를 판단했다. 하지만, 이제는 순찰팀장이 종결승인 하도록 바뀌었다. 수사 과정에서도 긴급응급조치, 잠정조치 등 피해자 보호와 관련된 사항은 주무과장이 결재한다.
신변보호 대상자가 스마트 워치를 통해 경찰에 신고할 경우 경찰은 신고자 거주지와 직장 등으로 동시에 출동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에서 김병찬씨가 여성을 살해했을 당시 스마트 워치가 위치값을 잘못 전송된 데 따른 조치다.
스토킹 피해를 수차례 신고해 신변보호를 받던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병찬이 지난달 29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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