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올해는 이동통신업계가 탈통신 성장을 이룬 원년으로 평가된다. 5세대(5G) 통신 상용화 이후 미디어를 비롯한 B2C시장부터 스마트공장·클라우드 등 B2B시장까지 공략을 본격화한 결과 비통신 매출이 증가세를 기록했다. 탈통신을 본격화하기 위해 체질개선에도 나섰다. 인적분할부터 조직개편까지 동원됐다. 다만 탈통신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5G 통신은 상용화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품질에 대한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통사들은 설비투자를 줄이고 있다.
인적분할 완성한 SKT…비통신 조직 강화 나선 KT·LGU+
이동통신3사는 올해 3분기 연속 분기 영업이익 합계 1조원 돌파라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4분기도 합계 영업이익 1조원 돌파는 가능할 전망이다. 5G 가입자가 증가하기도 했지만, 비통신 부문 매출이 늘어나면서 실적을 뒷받침했다. 3분기 기준으로만 살펴봐도 SK텔레콤은 정보통신기술(ICT) 신사업 부문이 지속적이 성장세를 기록,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8%를 기록했다. KT는 B2B 사업에서 수주금액 1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규모 분기 수주를 기록했고, LG유플러스는 스마트홈 부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5% 성장했다.
이통3사는 탈통신 본격화를 위해 체질개선에도 나섰다. SK텔레콤은 1984년 한국이동통신으로 설립된 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기업구조를 개편했다. SK텔레콤에 통신사업인 SK브로드밴드 등을 두고 신설회사인 SK스퀘어에 SK하이닉스·11번가·티맵모빌리티 등 ICT 계열사를 자회사로 편재했다. 통신사라는 프레임에 갇혀 비통신 사업의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과다.
KT는 지난해 구현모 대표가 디지코(Digico)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후 올해는 클라우드·디지털전환(DX), 인공지능(AI)·빅데이터, 로봇·모빌리티, 뉴미디어·콘텐츠 등 조직을 강화하고 이들을 직접 육성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2025년까지는 비통신 분야 매출을 전체의 50% 확대한다는 비전도 내놨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디즌플러스 등 해외 플랫폼사들과 손잡으며 미디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그룹과의 협업으로 스마트팩토리, 모빌리티 등 B2B로도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20% 수준인 비통신 사업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30% 비중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KT 직원들이 경기도 파주산업단지의 상용망에 구축된 5G 단독모드(SA) 네트워크를 시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5G 품질은 도돌이표…설비투자 감소추세
비통신 부문은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5G 통신은 연일 도마 위에 올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는 1938만970명을 기록했다. 연내 2000만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5G 가입자가 늘어나는 만큼 품질에 대한 불만도 높아졌다. 5G 기지국 부족으로 5G에서 롱텀에볼루션(LTE)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보니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았던 것이 주된 이유다.
5G 속도는 기지국 수와 연결된다. 이통3사가 전국에 구축한 28㎓ 5G 기지국 수는 312개다. 당초 연말까지 목표치는 4만5000개였다. 기지국 부족으로 5G 서비스 범위를 벗어난 장소에서는 LTE로 이용이 제한되는 것이다.
실제 이통3사의 설비투자(CAPEX) 규모도 줄었다. 3분기까지 합계 CAPEX는 4조508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9% 감소했다. SK텔레콤의 3분기 누적 CAPEX 규모는 무선 기준 1조1539억원이다. 지난해 대비 2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17.9%, 8.4% 줄어들었다. 앞서 지난 11월 이통3사는 올해 지난해 수준인 8조3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완수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4분기 수치가 남아있긴 하지만 지난해 수준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통3사는 당장 설비투자를 급격히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미흡한 5G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숙제로 안은 채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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