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의 국내 처방이 시작됐지만 실제 처방량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처방이 늦어지는 이유로 병용 금기 의약품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도입 초기인 만큼 현장에서 처방절차가 익숙하지 않은 탓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치료제 처방 기준과 절차를 보완하고 개선안을 오는 21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먹는치료제와 관련해 "현장에서 적응하고 있는 단계"라며 "처방이 크게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13일 화이자사의 먹는치료제인 '팍스로비드' 2만1000명분을 국내에 도입했다. 정부는 치료제가 도착한 다음 날인 14일부터 전국 생활치료센터 89곳과 담당약국 280곳에 배송, 투약을 시작했다.
그러나 14~16일 사흘간 팍스로비드 처방을 받은 사람은 39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정부가 당초 하루 1000명 이상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던 것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다.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각종 처방에 대한 기준과 절차에 대한 부분들에 다소 숙련이 필요한 시기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기가 지나가면 보다 활성화돼서 처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팍스로비드는 금기 의약품들이 좀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의사들이 처방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듣고 있다"며 "제도상의 미진한 점이나 절차상 어려움이 있다면 빠르게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먹는치료제와 관련해 "현장에서 처방이 크게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발언하는 손영래 반장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는 팍스로비드 처방기준, 절차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해 오는 21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처방·투약이 늦어지는 이유로는 팍스로비드의 병용 금기 의약품이 많다는 점이 꼽힌다. 병용 금기 의약품을 복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아 실제 처방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팍스로비드와 함께 복용해선 안되는 의약품 성분은 총 28개이며, 이 중 국내에서 유통 중인 성분은 23개다.
구체적으로 팍스로비드는 불안·우울 증상 개선에 사용하는 '세인트존스워트', 결핵 환자가 복용하는 '리팜피신', 통풍 환자가 이용하는 '콜키신' 등 약물과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항간질제인 '카르바마제핀', '페노바르비탈', '페니토인'과도 함께 복용할 수 없다. 특히 항암제 '아팔루타마이드' 등 6종은 복용을 중단했더라도 팍스로비드를 투약해선 안된다.
손영래 반장은 "금기 의약품들과의 관계라든지, 환자의 신장이나 간 상태 등에 대한 판단이 결합되며 실제 현장에서 의료진에 판단에 따라 사용이 억제되고 있는 지점들이 있다"며 "절차적 기준상으로 까다로운 부분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의료계와 함께 논의 중이고, 최대한 신속하게 개선 방안을 도출해 금요일(21일) 정도에 설명 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먹는치료제와 관련해 "처방이 크게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대구 중구 한 약국에 입고된 팍스로비드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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