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빈 기자] 최근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인 AP몰러머스크가 LNG(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을 발주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주 기대감에 한껏 부푼 모습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일찌감치 신성장 동력으로 '그린십(Green Ship, 친환경 선박)'을 천명하며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한 결과 해외업체들보다 기술력 면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머스크, 친환경 LNG연료선 대량 발주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머스크사는 최근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옵션 10척 포함) 발주를 진행중이며 LNG엔진을 장착한 선박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사는 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에 구체적인 견적서 제출을 요구한 상황으로 원거리를 왕복해야하는 컨테이너선·벌크선·유조선 등에 LNG엔진 장착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업계 처음이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이번 머스크사의 발주는 가까운 미래에 모든 선박에 적용될 질소나 황 등 환경 유해물질에 대한 국제 환경기준을 미리 맞춰가자는 의도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현재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 운행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염물질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질소산화물의 경우 2011년부터 현행보다 20% 감축시켜야 하며 황산화물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연료유 내 황 함유량을 0.1% 아래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국내업체, 녹색선박 기술 우위..'수주 자신'
국내 업체들은 머스크의 이번 LNG엔진 장착 선박 발주소식에 화색이 역력하다.
국내업체의 친환경 선박 기술은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있으며 시장이 처음 열리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지난해 2월 덴마크 만디젤사와 협력을 맺고 고압 천연가스를 주연료로 하는 선박용 추진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양사는 올해 말까지 시제품을 만들고 테스트를 끝내 내년 1월 완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대중공업(009540)은 지난 5월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고출력 친환경 가스엔진인 '힘센(HIMSEN) H35G'를 독자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STX조선해양(067250)도 지난해 9월 선박 배출가스의 오염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연료 비용을 최대 5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GD(Green Dream Project) ECO-Ship(친환경 선박)' 개발에 성공을 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일반 대형선박 제조기술에서 우위를 보이는 만큼 우리나라는 친환경 선박 기술능력도 세계에서 가장 앞서간다"며 "LNG연료 선박에 대한 제조 및 수주에 있어서 해외업체들보다 확실한 경쟁 우위에 있다"고 수주에 자신감 보였다.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의 경우 아직까지 선박에 대한 설계능력이 떨어져 기초 선박을 리피트(Repeat, 재설계)하는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수주 첫단계부터 선주의 요구대로 선박 제조가 가능하다.
◇ "녹색기술 적용 대세 아냐"..해외업계 추격도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조선업체들이 친환경 기술이 적용되는 선박을 본격적으로 수주해 고부가가치를 올리기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조선업체들이 수주시 선사에 친환경 기술 적용에 대한 요청은 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기술 적용은 선주의 결정에 달려있다"며 "벙커C유가 높은 출력을 내는 만큼 아직까지 모든 선박에 LNG엔진같은 친환경 기술이 획기적으로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일본 등 해외업체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올 3월 미쓰비시중공업의 나가사키 조선소는 공기윤활 시스템을 탑재한 중량물 운반선을 내놓기도 했다. 선박 아래 부분에 거품을 만들어 해수와의 마찰저항을 낮춰 연비를 높이는 기술로 이를 통해 약 10%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쓰이조선은 기존 디젤 엔진에 모터 배터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선박 개발에 착수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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