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172석의 제1당을 이끌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공식 입후보 절차는 없지만 5명의 의원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당의 쇄신과 개혁과제 완수, 지방선거 승리 등을 공통으로 다짐했다. 대선 패배로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가운데 원내대표마저 기존 당권파에 줄 수 없다는 견제심리가 작동하면서 박홍근 의원이 유력하게 치고 올라왔다는 게 당내 일치된 평가다. 이낙연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박광온 의원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원내대표 선거를 실시한다. 교황선출 방식인 '콘클라베'를 차용해 172명 전체 의원들을 대상으로 투표한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는 의원이 나오면 바로 원내대표로 선출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10% 이상 득표한 의원을 대상으로 정견 발표 기회를 제공한 후 2차 투표를 진행한다.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원내대표로 선출된다. 2차 투표에서도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결선투표를 통해 최다 득표자를 최종 당선인으로 결정한다.
전체 의원이 투표 대상인 만큼 입후보 절차를 밟지는 않지만, 이미 5명의 의원들이 원내대표 출마의 변을 전한 상황이다. 4선 안규백 의원과 3선 김경협·박광온·박홍근·이원욱(가나다순) 의원 등이다. 비대위는 이번 원내대표 선출이 계파 대결로 비치지 않도록 최종 결정까지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선 패배 이후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반성과 단합의 자세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출사표를 던진 의원들 역시 "계파구도가 아닌 원팀을 이룰 원내 구심력"(김경협), "당의 단합"(박광온), "통합과 단결"(이원욱) 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4월16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윤호중 현 공동비대위원장이 김태년 전 원내대표와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비대위 우려에도, 박광온·박홍근 의원의 양강체제가 진행되며 대선 경선을 달궜던 '명낙대전' 대리전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초반만 해도 이낙연계이자 친문인 박광온 의원이 앞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비대위와 원내대표 모두 당권파가 가져가게 둘 수 없다는 견제심리가 살아나면서 막판 박홍근 의원이 급속도로 추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복수의 의원들로부터 흘러나온다. 이 경우 비문, 비주류의 결집이 이뤄질 수도 있다. 박홍근 의원은 이재명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아 대선을 치른 이재명계다.
이외에도 안규백·이원욱 의원은 정세균계로, 김경협 의원은 이해찬계 친문으로 각각 분류된다. 김경협 의원은 23일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상임고문과 이낙연 전 대표의 지방선거 역할론에 대해 "지금 비대위 체제에서 부족한 부분을, 구심적인 역할을 해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직접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는 "그건 좀 빠르다"고 말했다.
이번에 선출된 민주당 원내대표는 향후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원내 사령탑을 맡아 윤석열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당장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들은 차기 원내대표 주요 과제로 검찰·언론·정치개혁 등 문재인정부의 개혁입법 마무리를 꼽았다. 안규백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개혁은 가급적 대통령 임기 내에 끝내고, 언론개혁은 8월 전국대의원대회 전에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며 "다음 정부가 '윤석열 검찰정부' 아니겠나. 그래서 검찰개혁을 마무리 짓지 않으면 개혁의 성과가, 빛이 바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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