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시행되면 불법 구금자 즉시 석방 못 해"
대검찰청, 13개 사례 재구성한 사례집 공개
실제 사례 토대로 검수완박이 불러올 폐해 설명
2022-04-19 12:46:42 2022-04-19 12:46:42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통과되면 경찰이 피의자를 불법으로 구금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구제할 수 없다는 검찰 주장이 나왔다. 
 
대검찰청 형사부는 19일 실제 사례를 토대로 한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 여러분께 이런 피해가 생깁니다'를 공개했다. 자료는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을 토대로 총 13가지 실제 사례를 재구성해 법안이 시행될 경우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설명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의자가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체포 또는 구속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검사가 즉시 체포 또는 구속된 자를 석방할 수 있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것을 명할 수 있다. 그러나 개정안에는 이 내용을 삭제하고 검찰은 구속된 자의 석방을 '요구'할 수만 있으며, 경찰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석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사법경찰관만 구속 취소와 구속집행정지를 할 수 있다는 것처럼 해석된다는 것이다. 
 
검찰은 "법안이 통과되면 검찰은 불법 구금자를 즉시 석방하지 못하고 검사와 경찰이 구금의 정당한 이유를 다퉈 피구금자의 석방이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검찰은 검수완박이 시행되면 피구금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제도가 한 가지 사라진다고 주장한다. 인권옹호기관인 검사에게 보장되는 유치창 감찰권이 유명무실해진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2010년 발생한 서울 양천경찰서 고문 사건을 예를 들었다. 당시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강력5팀 경찰관 5명이 26차례에 걸쳐 피의자 21명에게 자백을 강요하며 구타와 고문 및 가혹행위를 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유치장 특별감찰 등을 통해 실체를 규명하고 불법 구금된 피해자를 구제한 바 있다. 
 
검찰은 "불법 구금 의심 사안의 경우 불법구금된 대상자를 신속히 석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개정안은 불법 구금의 피해 구제를 어렵게 하는 것이므로 인권보호 정신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찰만이 구속집행을 정지할 수 있기 때문에 검찰에 구금된 피의자도 경찰의 동의 없이는 자신의 중병이나 부모의 상(喪)을 당하더라도 즉시 구속집행정지할 수 없게 된다. 
 
경찰이 고소장을 반려하거나 접수를 거부하더라도 검사는 경찰관의 직무상 범죄나 공수처 검사의 범죄를 제외한 모든 범죄의 수사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고소·고발장을 접수할 수 없게 된다. 검찰은 오로지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만 가능하므로, 사건관계인이 검찰에서 추가로 수사해주길 원해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갈 우려가 있어도 직접 구속 영장을 청구할 수 없고 오직 경찰을 통해서만 영장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검찰이 피해자가 경찰의 무혐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해도 형사소송법 245조의7 2항이 삭제돼,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지 않으면 피해자는 불복하지 못한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사진=연합뉴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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