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오피스텔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세입자들이 유입되면서 갭투자와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상승으로 ‘깡통 전세’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4월 전국 오피스텔의 전세가율은 84.73%로 집계됐다. 오피스텔 전세가율은 지난 2018년 말 79%대(구표본 기준)에서 2020년 11월 84%를 넘어선 이후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다 작년 12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전세가율은 전년(84.61%) 대비 0.12%포인트 증가한 수준으로, 한달 전과 비교하면 0.04%포인트 올랐다.
만약 10억원 규모의 오피스텔을 매매한다면 8억5000만원은 전세로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민간 부동산 통계기관인 KB부동산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4월 오피스텔 전세가율은 83.5%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서울 오피스텔 전세가율의 경우 83.1%로 작년 11월(82.4%) 이래 6개월째 최고치를 새로 썼다. 서울 오피스텔 전세가율은 한국부동산원에서도 84.09%로 작년 말(83.84%)부터 줄곧 오름세다. 권역별로 보면 영등포구, 양천구 등 서남권이 87.1%로 가장 높았으며 마포, 서대문이 자리한 서북권(85.69%)과 강북·노원이 있는 동북권(84.59%), 도심권(81.07%), 동남권(80.04%) 순으로 나왔다.
(표=뉴스토마토)
지역별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세종이 92.63%로 유일하게 90%가 넘었으며 인천(86.72%)과 경기(86.62%) 순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전세가율은 85.46%로 전월(85.42%)에 견줘 0.04%포인트 상승했으며 지방(81.71%)과 비교하면 3.75%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전세가율이 가장 낮은 부산(79.93%)에 비하면 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규모별로 살펴보면 평수가 작을수록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았다. 실제 전국 오피스텔의 경우 40㎡이하가 87.27%를 차지했으며 40㎡초과 60㎡이하는 82.35%, 60㎡초과 85㎡이하는 78.46%, 85㎡초과는 71.99%로 나타났다. 이는 1인 가구 증가와 오피스텔 특성상 대형보다 소형 규모 오피스텔 선호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 역시 40㎡이하가 86.56%인 반면 85㎡를 초과한 오피스텔 전세가율은 65.93%에 그쳤다. 규모가 커질수록 오피스텔보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원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월세 선호도에 따른 전세 희소성으로 전세값이 상승한 가운데 전세가율이 오르면서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뛰어넘는 ‘깡통전세’ 우려도 높아진다는 점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여파로 전·월세전환율이 높아진 가운데 매매가 하락시 깡통 전세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오피스텔 시장에서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역전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강서구 가양동 마곡지웰에스테이트 전용면적 17.44㎡는 지난달 22일 1억1200만원에 매매 거래된 반면 같은 달 동일면적이 1억24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기도 했다. 서울 성수동 뉴타운 역시 지난 1월 2억원(전용면적 30.02㎡)에 매매된 오피스텔이 3월에는 같은 금액으로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한편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전월보다 0.01%포인트 오른 4.74%로, 오피스와 중대형상가, 주택담보대출, 국고채 금리보다는 다소 높았다. 지역별 수익률은 대전(6.91%), 광주(6.21%), 세종(5.39%) 순으로 높았다. 서울은 전월과 같은 4.27%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낮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오피스텔 역시 수급이 잘 맞아야 하는데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오피스텔 매매를 통해 월세를 받는 등 자본이득을 취하는 경향이 있고, 전세 매물 자체가 희소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주고 전세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오피스텔도 분양가가 높은 경우가 많고 아파트와 같이 지역별로 양극화 등 편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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