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수요 줄고…가성비 제품만 팔린다
고물가 지속으로 양극화 소비 경향 두드러져
2024-12-02 15:54:27 2024-12-02 16:44:21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유통시장에서 양극화 소비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코로나19때 급 부상하던 명품소비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반면, 가성비를 내세운 저가 제품들은 꾸준히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2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주요 명품업체들은 실적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영국 명품브랜드 버버리(Burberry)는 지난 7월 시장 침체로 분기 매출이 20% 이상 급감하는 등 실적이 부진하자 배당 중단과 최고경영자(CEO) 교체 등의 강수를 두었는데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 롯데면세점 내부 전경. (사진=이지유 기자)
 
중국을 비롯한 주요 명품시장의 침체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22% 감소한 4억5800만 파운드(약 8237억)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23%)에서 매장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는데 중국 본토에서만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버버리는 배당금 지급 중단과 더불어 조너선 아케로이드 버버리 CEO는 취임 2년 반 만에 물러났으며, 코치(Coach)와 지미추(Jimmy Choo) CEO 출신인 조슈아 슐먼이 버버리 신임 CEO로 임명됐습니다. 
 
루이뷔통모엣헤네시(LVMH)는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자녀들을 중심으로 경영진을 재편에 나섰으며, 구찌의 모기업인 케링그룹도 산하 브랜드 경영진을 잇따라 교체했습니다. 구찌가 CEO 교체 카드를 꺼내든 배경 또한 실적부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프랑스 증시에 상장된 케링그룹은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40%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이에 케링그룹은 스테파노 칸티노 구찌 부사장을 신임 CEO로 임명하며 경영 쇄신에 나선 모습입니다.
 
국내 시장에서의 실적 또한 먹구름이 드리웠는데요. 샤넬은 지난해 국내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3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 영업이익은 2720억원으로 34% 줄었고 당기 순이익도 2197억원으로 29% 감소한 것 인데요. 이밖에 디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 감소했으며, 루이비통 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651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3%, 영업이익도 2867억원으로 31.3% 하락했습니다. 
 
이처럼 소비 침체로 명품에 대한 수요가 줄자 국내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의류와 화장품 카테고리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고 있는데요. 무신사스탠다드와 스파오 등은 8만원 미만 패딩 등 가성비 제품을 전면 배치했으며,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 등 국내 대표 화장품 대기업들도 잇따라 가성비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우선 중산층의 실제소득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명품시장도 덩달아 위축되는 것"이라며 "에르메스와 같은 명품브랜드를 제외하고 명품시장은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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