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신규 상장한 기업은 36개사(유가증권2·코스닥33·코넥스1-스팩포함)다. 연초부터 증시가 큰 변동성 장이 이어지면서 IPO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IPO(기업공개) 광풍이 불면서 신규 상장 기업은 116개사(스팩 포함)에 달했다. 유망주의 첫돌을 맞아 장밋빛 잔치가 됐을지 향후 성장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1년이 됐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광풍의 결과물이 거품이었는지, 시장 안착에 성공했는지 IPO 광풍 국면에서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입성한 유망주를 들여다보고 회사의 실적과 주가 흐름 등을 평가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테슬라 요건 코스닥 입성
크래프트 맥주 전문 기업
제주맥주(276730)는 지난해 5월 26일,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기업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제주맥주는 공모가를 하회하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후 1년이 된 이날 제주맥주는 전 거래일 대비 20원(0.76%) 하락한 26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5월 10일~11일 양일간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1447개 기관이 참여해 1356.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참여기관 중 99.45%의 기관이 공모가 상단 이상의 금액을 제시, 공모가는 희망밴드(2600원~2900원) 상단을 초과한 3200원으로 확정됐다. 이후 같은 달 13일~14일 이틀 동안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1748.2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 청약증거금은 약 5조8000억원이 몰렸다.
상장 첫날은 시초가(4780) 대비 2.51% 오른 4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당시 공모가(3200) 보다는 53.13% 오른 수준이었다. 현재 주가는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공모가 대비 18.44% 떨어졌고, 시초가 대비로는 45.4% 낮은 수준이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제주맥주 관계자는 부진한 주가에 대해 "주가 하락은 증시 침체 등 시장 안팎의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단순히 정의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제주맥주는 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신규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 및 신규 시장 개척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경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회사의 미래 가치를 키우고 그 성과가 결국 중장기적으로 주주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데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크래프트 맥주 전문 기업
제주맥주는 에일 기반의 크래프트 맥주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다. 2015년 '크래프트 맥주의 대중화', '맥주의 미식 문화 창조' 라는 비전을 가지고 설립된 제주맥주는 국내 맥주 시장에서 라거 다음으로 대중성을 인정받은 밀맥주 스타일로 첫 제품을 개발해 2017년 8월 제주위트에일을 출시했다.
이후 제주펠롱에일, 제주거멍에일 등 매년 한 종류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하며 다양한 고객 세그먼트에 맞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또 제주맥주 브랜드 제품 외에 다양한 산업의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특색 있는 콜라보레이션 제품도 출시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첫 제품 출시 1년 만인 2018년에 크래프트 맥주 업계 내 브랜드 인지도 1위,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제주맥주의 자체 브랜드 매출은 80% 이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5년 누적 손이 325억원에 달한다. 영업적자는 2017년 50억원, 2018년 64억원, 2019년 95억원, 2020년 44억원, 2021년 72억원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제주맥주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최근 2~3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해오고 있다"며 "2019년도 첫 테스트 수출 이후 수출 지역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흑자전환 역시 제주맥주의 주요한 경영과제들 중 하나"라면서 "제주맥주는 이익 미실현 기업 중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게 주어지는 테슬라트랙 요건으로 2021년 상장했고, 장기적으로 산업 혁신 및 지속적인 성장 곡선을 그릴 수 있는 투자와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규 포트폴리오 전략에 따라 연내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새로운 제품군 및 신사업 프로젝트 등은 중장기적으로 유의미한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9년 영업적자가 크게 늘었던 것에 대해서는 "주류산업은 장치산업으로 대규모 초기 설비 투자비용이 소요된다"며 "특히, 2019년엔 주세법 개정 직후 빠른 시장 선점을 위해 시설 투자를 비롯해 유통망 확대를 위한 적극적 영업 활동, 출고가 선제적 인하 등의 선행 투자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제주맥주는 '흑자' 전환 목표를 기조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캐주얼 △오리지널 △넥스트 분야로 나눠 새로운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제주맥주는 '제주라거 Project 001'라는 첫 번째 라거 제품으로 라거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주맥주는 라거 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배진 CPO는 "크래프트 맥주의 새로움을 즐기는 소비자는 물론, 기존의 라거 헤비 유저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맛에 집중했다"며 "제주맥주의 마스터 브랜드 인지 효과를 고려했을 때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주맥주는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생산해 연내 브랜드 4개를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초콜릿·소금 등 식재료를 활용해 오크통에 숙성시키는 '배럴 F' △스파클링 프룻 에일인 '프루티제' △소규모 양조설비 '스몰 배치'를 활용해 제주에서 판매하는 '용감한 주방 프로젝트' △비알코올 맥주 등을 준비 중이다.
2024년부터는 주요 제품군의 세계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제주맥주는 현재 동남아, 중국, 일본, 호주 등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데 이어 한국 크래프트 맥주 최초로 유럽 전역에 수출을 시작했다. 전 세계에 한국의 맥주 문화를 알리는 글로벌 사업을 본격 확장해 K-BEER 대표주자가 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포부다.
한편 테슬라 요건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제주맥주의 경우, 4년 연속 적자가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상장 폐지로 이어질 수 있어 흑자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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