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mRNA 백신 플랫폼의 입지가 확고해지자 국내 기업들도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다만 해외 기업과 기관들을 중심으로 특허가 복잡하게 형성돼 있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mRNA 백신 연구개발 본격화 기조를 알린
셀트리온(068270), 각종 정부 지원 과제에 참여한 기업들까지 포함하면 mRNA 관련 기업은 더 늘어난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항원(RNA) 형태로 체내에 투여해 감염을 막는 원리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화이자, 모더나가 개발해 첫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만큼 부작용이나 이상반응 등 보완할 점도 여럿 있다.
대신 지금까지 개발된 다른 코로나19 백신에 비해 예방효과가 우수할 뿐 아니라 초기 개발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밖에 코로나19 외에도 여러 질병이나 감염병 대응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mRNA 관련 특허 관계도. (자료=한국바이오협회)
매력 요소가 많은 만큼 해결해야 할 문제도 다수다. 복잡한 특허 관계가 대표적이다.
mRNA 백신 관련 특허는 1990년대부터 생겨나 해외 여러 기업과 기관에 걸쳐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mRNA 관련 특허는 300개에 달한다.
'지뢰밭'으로 불릴 만큼 복잡한 mRNA 특허를 피해 제품을 만드는 방법은 재실시권을 받거나 회피전략을 모색하는 것뿐이다. 모더나,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초기 개발사인 바이오엔테크는 재실시권을 받은 사례다. 두 기업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돌입하기 전 mRNA 기술 전용 실시권을 갖고 있던 업체로부터 재실시권을 받은 바 있다.
기존 특허를 피해갈 수 있더라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수면 위로 드러난 것 외의 다른 특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특허 문제를 해결하고자 세계무역기구(WTO)는 앞으로 5년간 mRNA 백신 특허를 유예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개발도상국가는 특허 융계 기간 동안 특허권자의 허가가 없어도 mRNA 백신을 만들 수 있다. 단, 한국은 개발도상국에 포함되지 않아 WTO 특허 유예 대상에서 제외된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지난달 각료회의를 열고 개발도상국에 한해 mRNA 백신 특허를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한계점을 고려해 토종 mRNA 백신 개발 가능성을 낮게 책정했다. 그러면서도 개발 과정에서의 경험이 중요한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함께 내놓았다.
대한백신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mRNA 백신 특허는 지뢰밭이라 해도 무방하다"며 "우리나라에서 사업단을 꾸리는 등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특허가 300개 정도 있어 만든다 하더라도 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발 과정에서)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은 앞으로를 위해 필요하다"며 "그러면서 성공하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mRNA의 중요성이 크게 인식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많은 데이터가 쌓이지 않았다"며 "특허 문제를 포함해 여러 리스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mRNA는 여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계속 도전할 가치가 있다"며 "특허 회피전략을 강구한다면 산업 측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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