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확진자 수가 전주보다 2배가량 오르는 '더블링' 현상을 보이는 등 재유행에 진입했지만 코로나19 지원을 되레 줄이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자가격리자에게 지원하던 생활지원금이 오늘부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 동안 소득과 관계없이 생활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중위소득 100% 이하인 경우에만 생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앞서 코로나19 격리와 관련한 '선별 지원성' 제도인 개편 시행과 재유행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애초 재유행 시기로 예상됐던 가을보다 앞당겨지면서 여름철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고조될 전망이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부터 코로나19 격리 관련 재정지원 제도 개편 방안에 따라 입원·격리 통지를 받는 확진자의 가구당 소득이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인 경우에만 생활지원비를 지급한다.
그간 생활지원금은 소득과 상관없이 지급해왔다. 1인 가구는 10만원, 2인 이상 가구는 15만원을 정액 지급 받았다. 하지만 11일부터는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게만 지원금이 지급된다. 기준중위소득은 국민가구 소득 중간 값으로 복지사업 수급자 기준 선정 등에 활용한다.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해당 가구가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인지 판단한다. 4인 가구 기준 월 18만원 정도가 기준중위소득 100%에 해당한다. 건강보험료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혹은 콜센터(1577-1000)에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달 24일 브리핑을 통해 "최근 방역 상황 변화와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원방안을 일부 조정하고자 한다"며 "생활지원금은 유지하되 지원대상을 취약계층 중심으로 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2019년 가계소득동향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절반이 이에(개편되는 생활지원금 지원 대상자) 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자가격리에 따른 유급휴가비 지원도 제한한다. 정부는 코로나19로 격리 또는 입원한 근로자에 유급휴가를 제공한 모든 중소기업에 대해 유급휴가비를 지원했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종사자 수 30인 미만인 기업에 대해서만 유급휴가비를 지원한다. 종사자 수 30인 미만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전체 중소기업 종사자의 75.3%에 해당한다.
코로나19 치료에 따른 본인부담분에 대한 정부 지원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비싼 입원치료비는 본인부담금 지원을 지속한다.
정부는 취약계층과 어려운 분야 중심으로 재정 지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나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지원을 못 받게 된 사업장의 확진자들은 유급휴가를 쓸 수 없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잔존한다.
무엇보다 감염병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려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어 검사 기피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정부가 경각심을 당부하고 있지만 국가감염병이라는 인식이 개인 책임으로 비춰질 수 있을까 우려된다"며 "국가는 감염병 예방, 관리에 관한 보다 강력한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검사 기피로 이어질 경우 재유행은 종 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6월 마지막 주 감염재생산지수는 1.05를 기록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던 3월 4주 이후 처음으로 1을 넘어선 상태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보다 높으면 유행 확산을 의미한다.
1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2693명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단위로 보면, 지난 4일 이후 8일 연속으로 확진자가 두 배씩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오늘부터 코로나19 자가격리자에게 지원되던 생활지원금이 축소된다. 사진은 선별진료소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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