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식약처 허가를 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선 기업들이 각자 처한 조건에 맞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사업성을 이유로 개발 중단을 선언한 곳들은 재도약 기회를 엿보는 한편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곳들은 최적의 선택을 내리기 위해 골몰하는 모양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달 29일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개발명 GBP510)'를 품목허가했다. 국내 기업에 자체 제조·판매하는 첫 코로나19 백신이 탄생한 것이다.
11일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 외에도 총 7개 기업과 기관이 코로나19 백신 임상을 승인받아 진행 중이거나 진행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사업성 저조, 유행 상황 변화 등으로 임상을 중단한 곳까지 더하면 국내 코로나19 개발사는 늘어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중단을 선언한 기업 중에는 기존 플랫폼 연구를 지속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제넥신(095700)이 대표적이다. 제넥신은 지난 3월 전 세계 코로나19 유행 상황 변화와 사업성 감소 등의 이유를 들어 DNA 백신 'GX-19N'의 글로벌 임상 철회를 결정한 바 있다. 다만 그러면서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만 철수하고, 같은 플랫폼을 적용한 자궁경부암 치료 백신 연구는 지속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제넥신 관계자는 "DNA 백신 플랫폼을 활용해 자궁경부암 치료용 백신을 먼저 연구했는데, 코로나19에 적용한 결과 T세포 반응이 확인돼 GX-19N 개발에 착수한 것"이라며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중단했지만 DNA 플랫폼으로 개발 중인 자궁경부암 치료용 백신 연구는 이어간다"고 강조했다.
제넥신 코로나19 DNA 백신 후보물질 'GX-19N'. 제넥신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변화하는 가운데 사업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해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 (사진=제넥신)
코로나19 백신 임상을 자진 철회한
HK이노엔(195940)은 다른 파이프라인에 개발 플랫폼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다. 앞서 HK이노엔은 지난 5월 다수의 인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여러 차례 백신을 접종하면서 면역력이 확보됐고, 대규모 유행 가능성이 낮아졌다면서 국내 임상 1상을 자진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HK이노엔은 비임상 단계에 있는 3세대 두창 백신, 폐렴구균 백신 등에 코로나19 백신 플랫폼을 쓸 수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현재 보유 중인 백신 파이프라인 중에는 비임상 단계에 진입한 3세대 두창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 등이 있다"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마련한 플랫폼을 다른 백신에 적용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으며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코로나19 백신 임상을 진행 중이면서 오미크론 전용 백신 개발 가능성을 타진하는 곳도 있다. 최근 식약처에 오미크론 백신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한
셀리드(299660)다.
셀리드는 우한주로 만든 기존 코로나19 백신으로 임상을 진행하면서 오미크론 백신 IND가 승인되면 우선 투 트랙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후 두 백신의 임상 진행 과정을 살펴본 뒤 개발 속도가 빠른 품목이 결정되면 우선 허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셀리드 관계자는 "두 개의 백신 중 하나라도 허가를 받으면 같은 플랫폼으로 제조된 백신 허가 과정이 간소화된다"며 "각각의 임상을 진행하면서 속도가 빠른 백신을 추려 허가받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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