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캐스퍼' 받는데 1개월…경차 10만대 회복 주도?
캐스퍼 출고 3개월→1개월…현대차·기아 모델 중 가장 빨라
올해 상반기 2만3200대 판매, 레이 제치고 경차 판매 1위
1~5월 경차 판매 5만3450대…"캐스퍼 가격경쟁력 관건"
2022-07-11 14:24:33 2022-07-11 17:27:4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 출고 기간이 1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인도와 독특한 외관에 힘입어 판매량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11일 현대차·기아(000270) 7월 납기표에 따르면 캐스퍼 출고 기간은 1개월로 지난달 3개월에서 2개월 줄었다. 현대차·기아 전 모델 중 가장 빠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대부분 모델이 6~12개월 이상 소요되는 것과 대비된다. 현대차는 캐스퍼 스마트키를 기존 2개에서 1개만 지급하며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납기 지연을 최소화하고 있다.
 
지나해 9월 출시된 캐스퍼는 올해 상반기까지 총 3만4006대가 판매됐다. 올해 상반기에만 2만3200대 팔려 현대차 레저용차량(RV) 중 팰리세이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특히 경차 판매 1위를 유지해온 기아 '레이' 판매량(2만1975대를)을 따돌렸다.
 
현대차 '캐스퍼'.(사진=현대차)
 
캐스퍼 출시 당시 사전예약 첫날에만 1만8940대가 접수돼 현대차의 내연기관차 사전예약 최대 기록을 달성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캐스퍼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건 경형 SUV에 대한 기대와 기존 현대차에 볼 수 없었던 디자인을 갖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국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SUV로 분류된다는 게 강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새로운 차급 캐스퍼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건 경제성에 더해 디자인, 안전성, 공간성까지 갖춘 상품성 때문"이라며 "온라인 방식으로 구매 편의성을 제공한 것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캐스퍼는 경차임에도 넓은 실내 공간이 강점으로 운전석 시트까지 앞으로 완전히 접힌다. 1·2열 전 좌석에 폴딩(등받이를 앞으로 접는 것)·슬라이딩(시트를 앞·뒤로 움직이는 것)·리클라이닝 (등받이를 앞·뒤로 기울이는 것) 기능이 적용돼 높은 공간 활용성을 자랑한다. 여기에 지난 2월 2열 시트를 없애고 940ℓ의 적재용량을 구현한 '캐스퍼 밴' 모델을 출시하며 1인 사업자들까지 소비자로 끌어들였다.
 
올해부턴 경차 세제 혜택도 확대됐다. 경차에 대한 취득세 감면한도는 2024년 12월31일까지 50만원에서 75만원으로 늘었다. 이전에는 1000cc 미만 경차에 대해선 취득가액의 4%를 취득세로 부과하고 그중 50만원까지 감면해줬다. 취득세를 내지 않기 위해선 판매가 1250만원 이하 모델을 사야 했다. 현재 기아 레이와 모닝은 고급 모델이 1500만원 이상이고 캐스퍼는 1385만부터 시작한다. 취득세 감면한도가 75만원으로 확대된 만큼 차 가격 1870만원까지는 취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캐스퍼 흥행으로 경차 판매량 10만대 회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경차 판매량은 9만7343대로 2007년 이후 처음 1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도 9만5603대를 기록했다.
 
경차 판매량은 2007년 8만2197대에서 2008년 13만4303대로 급증했고 2012년에는 20만대(20만2844대)를 돌파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듬해 18만대 수준으로 떨어진 이후 9년 연속 감소세다. 올해는 5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34.7% 증가한 5만3450대가 팔려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앞으로 캐스퍼가 경차에 맞는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캐스퍼 가격은 1385만원부터 시작해 풀옵션은 2057만원에 달한다. 가격이 다소 높다는 평가도 있는 만큼 더 올라간다면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캐스퍼의 판매량이 감소할 경우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위탁생산 수명이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GGM의 노사 상생협의회는 누적 생산 35만대를 달성할 때까지 복지 수준과 임금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합의한 바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인기를 유지하려면 후속 모델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 같은 노사 협력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 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며 "35만대 생산 기간 동안 '노사 쟁의가 없다'라는 합의안이 철저히 지켜지고 품질 이슈가 나오지 않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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