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국적사의 기업결합은 시장경쟁 제한성 여부를 따지는 것일 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개인의 수사와는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버스의 항공기를 구매하는 계약 체결 과정에서 상당의 리베이트를 받은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유럽 최대 항공기 제작사다.
지난 2020년 3월18일 채이배 당시 민생당 의원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의 수사는 최근까지 지지부진했다가 올해 프랑스 사법 당국으로부터 검찰이 에어버스 리베이트 사건 수사 자료를 넘겨받으면서 속도가 붙었고,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기업결합 과정에 있는 양사 모두 리베이트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양사의 기업결합은 시장경쟁 제한성 여부 중점으로 승인이 이뤄지는 것이므로 개인이 수사받는 리베이트 의혹 수사와는 별개란 것이 공정위의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업결합 심사는 양당사가 시장경쟁 제한 여부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개인(오너)가 한 부분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공익법상 시장경쟁 제한을 따지는 것이어서 검찰 조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2월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독점 노선 운수권 반납을 조건으로 승인했다. 앞으로 양사가 기업결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국가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이며, 임의신고국가는 영국과 호주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월 미국, EU 등 6개 해외 경쟁 당국에 최초 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승인받은 국가는 현재까지 없다.
경쟁 당국의 심사가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길어지자 대한항공은 지난 5월 아시아나항공과의 해외 기업결합 심사 대응을 위해 5개팀 100여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을 운영하는 등 필수신고국가(미국, EU, 일본, 중국) 등으로부터 승인받기 위해 전사적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A330. (사진=대한항공)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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