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공항 입국장 인도장을 설치하면 고객 편의성 제고라는 취지와 달리 오히려 혼잡도를 높여 공항 서비스 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입국장 인도장은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만 한정된 입국장 공간에서 이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이 공항 입국장 인도장 설치를 검토 중인 가운데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정부가 입국장 인도장 설치를 검토하며 내세운 명분은 '고객 편의성 제고'다. 입국장 인도장이 설치되면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이 출국시 출국장 인도장에서 면세품을 찾는 뒤, 해외여행 기간 내내 갖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또 해외 소비가 국내로 전환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공항 입국장 인도장이 고객 편의성 제고라는 취지와 달리 오히려 혼잡도를 높여 공항 서비스 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항 면세점 모습.(사진=뉴시스)
하지만 관련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그간 출국장 인도장을 이용하던 고객이 입국장 인도장으로 몰려 더욱 혼잡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출국장 인도장은 면세품을 수령하려는 고객들로 매번 인산인해를 이뤘던 곳이다. 그런데 입국장에 인도장이 설치되면 이곳에 고객들이 한꺼번에 쏠려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장을 설치하기 위한 공간이 부족한 점도 문제다. 지난 2019년 도입된 입국장 면세점만 보더라도 기존에 상업시설로 조성된 구조가 아니였기에 공간이 매우 협소한 상황이다.
가뜩이나 좁은 공항 입국장에 추가 공간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공항업계 관계자는 "공항에 공간이 없어 입국장 면세점도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의 공항 서비스로 정평이 난 우리나라가 자칫 입국장 인도장 설치로 서비스 저하 문제를 겪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시내면세점은 입국장 인도장 도입시 경영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 중인 중소·중견 면세사업자는 매출에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정부가 쇼핑 편의 및 중소·중견 기업의 활성화를 위해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한 지 불과 3년밖에 안 된 상황에서 입국장 인도장을 설치하면 정책 일관성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새로운 시설을 마련하기보다는 기존 시설을 활용한 내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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