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열린 '고공농성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소속 조합원들이 나흘째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화물연대와 수양물류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화물연대의 점거 농성이 주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측과 하이트진로의 100% 자회사인 화물운송위탁사 수양물류측은 이날 오전 11시 15차 교섭을 열고 약 2시간 동안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됐다. 다음 협상일은 오는 22일이지만 양측은 필요시 주말에도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양측의 입장이 수개월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까지도 화물연대의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농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소속 노조원들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 1층 로비와 옥상을 점거하고 농성 중이다. 앞서 16일 오전 민주노총 화물연대 노조원 70여명은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에 들어와 점거에 들어갔다. 이후 건물 옥상에 현수막을 내걸고 경찰이 진압할 시 불을 지르고 뛰어내리겠다고 협박했다.
하이트진로는 본사를 점거하고 농성 중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집행부 4명과 농성자들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지난 18일 경찰에 고발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고공농성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이트진로(000080)와 화물연대의 갈등은 지난 3월부터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의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부분적으로 파업에 나섰고 6월 화물연대 총파업 시점에 맞춰 거세게 저항했다.
이들은 수양물류 소속 조합원들이 임단협으로 요구한 운임 30% 인상, 고용 승계 및 고정 차량 인정, 공병 운임 인상, 공차 회차 시 공병 운임의 70% 공회전 비용 제공 등을 요구했다. 또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강원 공장에서 해고된 수양물류 소속 조합원 복직과 일부 조합원을 상대로 업무방해를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한 것도 취하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운임 인상폭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양물류측은 운임료 5% 인상안을 제시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송단가는 유가연동제 적용 당시 화물차주들과의 협의를 통해 원가분석을 시행, 유류비(45%), 유류비 제외 비용(55%) 구성으로 책정했다”면서 “유가연동제를 적용 후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간 소비자물가상승률 14.08% 대 이송단가(유류비 제외) 인상율은 26.36% 인상됐다. 유류비는 매 분기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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