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카카오페이(377300)와
카카오뱅크(323410)가 우리사주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 각각 100억원, 145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우리사주 반대매매에 따른 추가적인 주가 하락과 조합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다만 시장에선 회사의 자금을 특정주주(우리사주조합)를 위해 사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구나 이미 수억원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의 일정 지원금(대출)을 받더라도 늘어나는 이자에 따른 직원들의 부담만 커질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한국증권금융에 예금 질권을 설정하고 담보금 145억50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 역시 100억원 규모의 회사 기금을 조성해 대출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직원 한 명당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은 1000만~20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이 같은 지원은 최근 카카오그룹주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우리사주를 매입한 직원들의 반대매매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우리사주의 경우 상장 후 1년간의 보호예수기간이 종료된 이후 담보비율을 일정 수준(통상 60%) 이상을 유지해야한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는데,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대비 하락률은 각각 59.89%, 55.13%에 달한다.
카카오그룹 입장에선 반대매매에 따른 추가 주가 하락을 막고 우리사주를 매입한 직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처방인 셈이다. 다만, 개인주주들은 카카오그룹의 우리사주 지원을 반발하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의 투자 역시 개인의 선택인데 회사가 이를 책임지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카카오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본 것은 우리사주조합이나 개인투자자들이나 같다”면서 “회사의 자금을 특정주주만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토로했다.
이번 지원으로 직원들은 당장의 반대매매 위기와 대출 이자 부담을 넘길 수 있게됐지만, 우리사주에 투자한 직원들은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원금 대비 손실 규모가 큰 데다, 대출지원이 이뤄지더라도 높아지는 이자 부담이 지속될 수 밖에 없어서다.
지난해 8월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경우 전체 물량의 19.5%인 1274만3642주가 우리사주로 배정됐다. 1인당 매입한 주식만 평균 1만2500주로 약 4억9000만원에 해당한다. 그러나 현재 카카오뱅크의 공모가(3만9000원) 대비 하락률은 55.13%(14일 종가, 1만7500원)로 우리사주를 매입한 직원들의 1인당 평균 손실 금액은 2억7400만원에 이른다. 카카오뱅크의 지원금은 총 100억원으로 1인당 지원금 1000~2000만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지원은 무이자 지원 등은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은 지원 방안이 마련된 것이 아니다보니 금리 수준이나 1인당 대출 금액 등이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사내근로복지기금 활용은 고용노동부에 명시된 의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무이자나 초저금리 지원 등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사주조합을 위한 기금을 모으는 것은 문제가 없다”면서도 “우리사주조합과 마찬가지로 피해를 보고 있는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선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페이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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