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전국에 걸쳐 불 꺼진 새 아파트가 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 지속, 부동산 시장 거래 절벽 현상 심화 등 요인이 겹치며 신축 아파트의 공실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부동산 시장 전반이 뚜렷한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올해 더욱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한풀 꺾이면서 입주 지연 문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나선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입주율은 72.6%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인 8월 대비 무려 4.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아울러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올해 5월 82.4%에서 6월 82.3%, 7월 79.6%, 8월 76.8%, 이달까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84.6%에서 82.4%로 2.2%포인트 하락했다. 6대 광역시는 71.3%에서 68.8%로 2.5%포인트 하락했고, 기타 지역은 78%에서 71.9%로 6.1%포인트 낮아졌다.
미입주 원인으로는 △기존주택매각 지연(36.4%) △세입자 미확보(34.1%) △잔금대출 미확보(25%) 등 순으로 나타났다.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입주를 포기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셈이다. 실제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은 부동산 거래절벽 장기화, 역전세난 심화 등으로 잔금을 치르지 못한 가구가 많아져서다.
기존 주택을 처분하거나 세입자를 구해 잔금을 치르려 했던 예비 입주자들이 자금 마련 계획부터 틀어지면서 불 꺼진 아파트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서진형 공동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는 고금리로 인한 주택 거래 시장 환경이 악화하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도 크게 저하된 모습"이라며 "이는 곧 분양 아파트의 입주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산연 측은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제언을 내놨다.
서현승 주산연 연구원은 "경기 침체, 금리 상승 등으로 향후 입주율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입주율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대출 규제 완화 및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 지원 강화 등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사진은 이달 18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한 시민이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들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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