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대내외 악재 산적 카카오…"이용자 신뢰 회복 최우선"(종합)
서비스 장애 재무 영향 400억 이상 전망
경기 침체에 광고 성장 둔화…톡채널 강화해 수익 확대 유도
2022-11-03 11:44:04 2022-11-04 08:40:29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한 카카오(035720)가 이용자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매출 타격과 보상에 따른 이익 감소는 일회적인 요인에 그치겠지만 이용자들의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장기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3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데이터센터 화재는 카카오가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했다는 자아성찰과 책임감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며 "서비스는 복구됐지만 이용자의 신뢰를 복구하는 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카오의 보상 정책과 대응이 이용자들에게 카카오를 더 신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이날 '신뢰'라는 말을 수 차례 반복한 홍 대표는 카카오가 보다 책임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이번 사고로 카카오의 사회적 책임과 펀더멘털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며 "서비스 이용자가 국민 자체일 때 가져야 할 무거운 책임감을 새삼 느꼈다"고 털어놨다. 홍 대표는 또 "카카오가 멈추면서 일상이 멈추는 모습을 보면서 한 기업이 짊어지기 어려운 무게이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카카오의 펀더멘털을 봤다"며 "이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더 잘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용자를 보고 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다만 홍 대표는 이번 서비스 장애로 인한 재무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까지 파악된 직접적 매출 손실과 보상에 따른 비용은 400억원 규모다. 오는 6일까지 이용자와 파트너를 대상으로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지원책이 확정되면 카카오가 부담해야 할 비용 규모는 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자체 데이터센터 건립으로 인프라 투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카카오는 "장기적으로는 비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고 긍정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거버넌스총괄(수석 부사장)은 "현재도 외부 데이터센터를 사용하면서 임대료, 전기세 등으로 연간 1500억원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공동체의 서비스가 지속 확대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자체 데이터센터가) 서비스를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건립 예정인 두 개의 데이터센터가 모두 대학교 내 유휴 부지에 세워지게 되면서 투자비 부담도 줄일 수 있었다고 배 수석 부사장은 부연했다. 클라우드 인재 교육·양성이라는 대학과의 이해관계가 맞으면서 학교 측으로부터 부지를 우호적인 조건으로 제공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올 3분기 누적으로 4563억원 이상을 집행했다"며 "카카오의 안정적 현금흐름 내에서 투자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화재라는 예기치 못한 사고가 아니더라도 카카오의 앞날은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카카오의 중심 수익원인 광고 매출도 성장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이럴 때일 수록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 선봉에는 톡채널이 선다. 실제로 지난 3분기 톡채널이 포함된 톡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증가율(7%)의 두 배를 상회하는 수치로, 톡채널 매출 확대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홍 대표는 "현재 카카오는 광고가 가장 큰 비즈니스인데, 구조에 편중이 있다"며 "1%의 광고주가 70%의 매출을 견인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톡채널의 뛰어난 마케팅 효과는 잘 알려져 있지만 중소형 광고주들이 톡채널을 어렵게 느끼는 장벽이 있다는 점도 사실"이라고 진단하며 "현재 중소형 광고주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할 수 있는 비즈 솔루션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3분기 말 기준 톡채널 중에서 친구 1000명 이상의 채널 수가 5만7000개인데, 이를 30만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친구 1000명 이하 채널 수는 160만여개로 파악됐다. 홍 대표는 "(1000명 이상 친구 톡채널이) 50만개 이상 확보된다면 광고 비수기 영향을 방어하면서 견조한 매출 수준을 이어갈 수 있는 체력이 확보될 것"이라며 "마케팅 수단인 톡채널은 (기업의) 광고 예산이 아닌 마케팅 예산을 이끌어낼 수도 있기 때문에 광고시장 성장세를 뛰어넘는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홍 대표는 남궁훈 전 대표의 사임에도 그가 추진했던 사업 기조를 계속할 것도 약속했다. 홍 대표가 카카오 공동체얼라이언스센터장(CAC)을 맡았던 시절부터 남궁 전 대표와 사업 비전을 공유했던 만큼, 비지인·관심사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확대를 차질없이 수행하겠단 방침이다. 홍 대표는 "이미 내년까지 서비스 변화 로드맵이 세워져 있는 상황"이라며 "수행 과정에서 세부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성장 전략은 큰 틀에서 변화없이 진행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서비스 장애의 수습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에 전사적 역량이 집중된 만큼 서비스 론칭 일정이 불가피하게 1~2달 정도는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매출이 1조8587억원, 영업이익이 15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10.6% 감소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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