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3월13일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7군단과 제9군단관하 포병부대들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은 6일 한미 연합사격훈련을 빌미로 해상 실탄 포사격을 실시하며 무력도발을 이어갔다. 특히 앞으로도 '건건사사 군사행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혀 추가 도발 가능성을 높였다. 다만 한미의 군사적 움직임 수위와 규모에 따라 북한의 대응도 달라지는 양상이어서, 미국의 전략자산 동원과 같은 고강도 훈련만 없다면 북한이 당분간 대형 도발 없이 경고성 무력시위에 그치는 정도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날 대변인 발표를 통해 "5일에 이어 오늘 오전 9시15분경부터 적들이 또 다시 전선 근접 일대에서 방사포와 곡사포를 사격하는 정황이 제기됐다"고 했다. 이어 "총참모부는 인민군전선 포병 부대들을 비롯한 각급 부대들에 전투비상 대기경보를 하달하고 적정 감시를 강화할데 대한 긴급지시를 하달하였다"며 "즉시 강력 대응 경고 목적의 해상 실탄 포사격을 단행할 데 대한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측은 전선 근접 지대에서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군은 전날 한미 양국의 다연장로켓(MLRS) 사격훈련에 "압도적 군사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동·서해상으로 방사포로 추정되는 130여발의 포를 쏘며 긴장을 조성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발표를 통해 "5일 8시30분부터 15시50분까지 사이에 적측 남강원도 철원군 이평리 방향에서 방사포탄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십발이 발사되는 적정(적의 동향)이 제기됐다"며 "적측은 전선 근접지대에서 긴장 격화를 야기시키는 군사행동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앞으로 한미일 3국의 군사적 움직임에 따라 맞대응 차원으로 군사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당장 7차 핵실험을 감행하지는 않겠지만 잦은 탄도미사일 발사나 포사격이 예상된다. 특히 북한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한미의 다연장로켓 사격훈련을 문제 삼았다. 앞서 우리 군과 주한미군은 강원 철원 삼율리 담터진지에서 이틀에 걸쳐 예정대로 다연장로켓 및 K-9 자주포 등을 동원해 연합포병 사격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행태로 볼 때 대응 매뉴얼이 정해진 것 같다"며 "아주 고강도의 한미 연합훈련에 있어서는 탄도미사일을 임의의 장소, 시간에 발사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우리 군의 단독 훈련에 대해서는 거기에 맞는 방사포로 대응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주한미군 중심의 다연장로켓 훈련에 대해서도 북한이 이에 맞는 포병사격 훈련으로, 대응 매뉴얼에 따라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한미 간 훈련에 대한 맞대응 경고성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9월20일 경기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린 육군 기동화력시범에서 다연장로켓이 기동시범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한은 미국의 대규모 전략자산을 활용한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없는 한 당분간 핵실험 없이 저강도 도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연말을 맞아 올해 사업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도 계획을 수립하는 등 내부 정비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북한 매체들도 주민들에게 올해 사회·경제 전반의 목표 달성을 독려하고 있다.
양 교수는 "현재 상황을 봤을 때는 12월 하순에 북한의 당 전원회의가 예정돼 있고, 그렇다면 거기에 대해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미국의 대규모 전략자산을 동원한 한미 연합훈련이 없는 한 북한은 저강도 대응으로 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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