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정부가 다음 달 규제지역의 추가 해제를 예고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규제지역 해제 대상으로는 최근 수년간 20·30 세대의 매수세가 집중됐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하지만 이들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풀린다 해도 글로벌 금융 위기가 국내 경기 침체에 미치는 영향이 여전히 크고 고금리 기조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전반적인 매수세 회복은 요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관가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달 투기·조정지역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정부는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내년 초 규제지역 추가 해제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 추 부총리가 이에 대한 시기를 구체화한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규제지역으로 남아있는 곳은 서울과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 일대다. 지난달 정부가 부동산 시장 현안 대응 방안을 통해 이들 지역을 뺀 나머지 전국 상당수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한데 따른 결과다.
당시 국토부 관계자는 "먼저 서울 주변 지역을 풀고 나서 효과가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보고 단계적으로 푸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점에 의견이 모아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규제지역 해제 여부는 각종 객관적인 지표에 대한 검토가 담긴 정량평가와 시장 과열, 투기 성행 여부 등을 체크하는 정성평가로 진행된다. 이 같은 흐름을 종합해 볼 때 최근 가파른 낙폭을 나타내고 있는 노·도·강이나 금·관·구 지역의 규제지역 포함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다만 업계는 내달 규제지역이 추가로 해제된다 하더라도 최근 냉각된 주택시장의 매수심리를 자극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시장 연착륙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인인 것은 맞지만, 업황 전반을 끌어올릴 만한 호재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시장 연착륙 유도를 위해 서울의 노·도·강 지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해제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규제 완화 여파로 일부 단지에서 거래량이 조금은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규제지역이 해제된다 해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지고, 주택 매수심리 자체가 워낙 침체돼 전면적인 시장 반전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앞서 지방의 경우 규제지역을 전면 해제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서울 및 주변 일대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노·도·강의 경우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해 'MZ(밀레니얼+Z) 세대'들이 몰린 지역이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이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은 결국 대출 금리다. 대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규제지역에서 해제된다 한 들 큰 반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진형 공동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정부가 강남 3구를 제외한 기타 지역의 규제지역 해제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매수세 회복을 유도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국내 부동산 시장은 정책 등 대내적인 요인보다는 고금리, 글로벌 금융 위기 등 대외적인 변수에 의한 영향을 더욱 크게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들 거시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국내 정책만으로 주택 시장의 연착륙을 도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 시민이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 전망대에서 강북 지역 아파트 단지들을 손으로 가리키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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