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선영기자] 지난밤 중국이 기습적으로 2년10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기습 인상했다.
최근 6대 국유은행 지급준비율을 2개월간 한시적으로 0.5%포인트 인상한 인민은행이 연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를 뒤엎은 것이다.
중국의 기습적인 금리인상에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는 치솟은 반면 대체투자처인 상품 가격은 급락하는 등 국제 상품시장도 요동쳤다.
그렇다면 왜 중국은 금리인상에 나섰을까
금리인상의 주 목적은 부동산 과열억제에 있다. 지난 9월 29일 중앙정부의 2차 부동산 억제정책 발표와 여러 지방정부의 시행세칙 발표를 계기로 주요 도시의 부동산 거래가 위축됐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남아 있다.
따라서 11일 지준율 인상에 이어 기준금리마저 전격 인상해 정부의 부동산과열 억제의지를 시장에 강하게 알리고 부동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를 약화시키려 한 것이다. 85년 이후 일본의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둘째, 18일 5중전회 폐회와 함께 12차 5개년 계획의 주요 내용이 알려졌는데 주요 정책목표중 하나가 내수소비 촉진이다. 따라서 가계소득과 소비 증가를 위해 현재 마이너스 상태인 실질금리를 상승시킬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2월에 마이너스로 전환된 실질금리를 8월 현재 -1.25%, 9월은 -1.5% 전후로 추정하고 있다.
셋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억제 목적이다. 금주에 발표될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 수치를 훨씬 초과해 예상보다 높게 집계되자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사전조치가 필요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 양적완화를 재개함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돼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해외발 인플레이션 및 자산가격 상승압력을 사전에 예방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넷째, 실물 경제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 거시 지표들을 감안할 때 3~4분기 경제 성장률이 9%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기대에 힘입어 글로벌 경기의 이중 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정부의 경기 인식이 개선된 점도 금리 인상 결정에 일조한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과의 '환율전쟁'으로 위안화 절상속도를 더 이상 늦추기 힘들어졌다는 부담도 이번 금리 인상의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9월 이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2% 넘게 끌어올렸지만 미국 등 위안화 절상 압박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은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위안화 절상 시그널을 국제사회에 보내려는 대응책일 가능성도 높다
전문가들도 G20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온 중국의 기습적인 금리인상 조치가 혼란스럽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 "중국이 금리를 올린 것은 투기자본(핫머니) 유입을 확대시킬 것이라며 금리인상에 따른 핫머니 유입 증가는 부동산 가격과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위안화 가치의 저평가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온 중국의 기습적인 금리인상 조치가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BNY멜론의 사이먼 데릭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G20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금리인상 조치는 놀랍다”면서 “이로써 금리인상 후 위안화의 절상 속도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벤 심프펜도퍼 스코틀랜드왕립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금리인상은 자본 유입을 심화시키고 인플레이션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메릴린치는 "중국의 기습적인 25bp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은 정책 행보도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며 "추가적인 인상이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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