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지난 4년간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가 기업 발목을 잡는 낡은 규제를 대거 걷어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정부의 빗장 풀기로 총 10조5000억원의 투자 유치와 1만여개 일자리 창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규제 샌드박스가 국제적 흐름과 단절된 고립된 규제를 일컫는 이른바 '갈라파고스 규제'의 해결사 노릇을 한 셈입니다.
15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9년 규제샌드박스 도입 이후 지난 4년간 총 860건의 규제특례를 승인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15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9년 규제샌드박스 도입 이후 지난 4년간 총 860건의 규제특례를 승인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규제샌드박스란 규제와 모래놀이터(sandbox)의 합성어로 모래 놀이터처럼 기업들이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제도를 말합니다. 이는 기업이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위해 일정 조건을 전제로 시장에 우선 출시해 시험·검증할 수 있도록 현행 규제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적용하지 않는 신산업 규제혁신 플랫폼입니다. 정부는 그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합리적으로 규제를 개선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지난 4년간 기업들은 계단자율주행 배달로봇,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해양 유출기름 회수로봇 등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였습니다.
규제샌드박스 운영 기간 동안 눈에 띄는 성과도 거뒀습니다. 투자 유치는 총 10조 5000억원에 달하고 매출도 4000억원 이상 증대됐습니다. 여기에 약 1만1000여개의 일자리도 창출됐습니다.
경북(전기차 무선충전), 부산(해양 모빌리티), 대구(이동식 협동로봇), 세종(자율주행), 강원(정밀의료), 충북(그린수소) 등 전국 32곳은 규제자유특구로도 지정됐습니다.
예컨대 대구 이동식 협동로봇 특구의 경우는 규제로 국내사업 확장과 글로벌 사업진출 등에 어려움을 겪던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빗장 풀기로 올해 중 이동식 협동로봇 안전가이드를 개발하고 KS표준안을 제정·심의하는 등 해당 기업에 임시허가를 부여한 경우입니다.
이를 통해 세계 최초로 이동식 협동로봇의 국가표준 획득이 가능하게 돼 글로벌시장 조기 선점과 이동식 협동로봇 상용화 추진이 앞당겨진 사례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혁신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규제샌드박스는 혁신기업에게 기회의 문이 되어 왔다"며 "규제샌드박스가 혁신기업인들의 도전과 창의를 돕는 명실상부한 신산업 규제혁신 플랫폼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업들의 건의도 쏟아졌습니다. 권기성 쉐코 대표는 해양수산부에 "해양방제로봇이 해양오염방제업 장비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쉐코는 해양 유출 기름 방제 및 녹조·적조·해양 쓰레기 처리 로봇을 개발한 곳입니다.
이에 송상근 해수부 차관은 "해양오염방제로봇의 성능 인증 기준이 마련된 후 방제업 등록에 필요한 장비의 성능기준을 충족할 경우 관련 장비를 대체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하겠다"고 답했습니다.
15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정부는 규제샌드박스 도입 이후 지난 4년간 총 860건의 규제특례를 승인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진은 쉐코가 개발한 녹조제거로봇.(사진=쉐코)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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