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윤혜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노동조합(노조)을 타깃으로 삼아 비판 발언을 내놓을 때마다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지난해 말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히고 파업 철회를 이끌어냈을 때 큰 폭의 지지율 상승효과를 봤었는데요. 30%대의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던 윤 대통령이 이때를 기점으로 지지율이 올라가자 '노조 때리기'를 국면전환 카드로 활용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화물연대 파업 철회 직후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노조에 대한 윤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지난해 11월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가 파업에 나서자, 11월24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별 운송거부, 운송방해 등 모든 불법적인 행동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12월8일 시멘트 분야에 이어 철강, 석유화학 분야에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재가했습니다.
화물연대는 다음날인 12월9일 총파업 돌입 16일 만에 파업을 철회하고 현장으로 복귀합니다.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의 파업 철회 이후에도 노조에 대한 비판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이 이뤄졌습니다. 미디어토마토·뉴스토마토가 지난해 7월 초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주간 정례조사를 개시한 이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첫 40%대를 기록한 것도 이때였습니다. 12월 19~21일 진행된 미디어토마토 조사(공표 12월23일) 결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주에 비해 3.4%포인트 상승한 40.2%였습니다. 12월19~23일 진행된 미디어트리뷴·리얼미터 조사(공표 12월26일)의 경우, 41.2%를 기록하며 40%대를 2주 연속 유지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노조를 향한 잇단 강경 발언으로 40%대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습니다. 12월26~27일 진행(공표 1월 2일)공표 된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 38.3%로 하락했다가, 일주일 이후인 1월 3~4일 조사(공표 1월6일)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무려 5.6%포인트 오른 43.9%를 기록했습니다. 1월 2~6일 진행된 리얼미터 조사(공표 1월9일)에서는 0.9%포인트 소폭 상승하며 40.9%로 4주 연속 40%대를 유지했습니다. 다만 1월 초에서 2월초까지 한 달간 윤 대통령의 노조 관련 발언이 뜸해지자, 지지율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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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발언 뜸했던 1월 지지율 '주춤'…2월 반등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은 2월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무원과의 대화 시간에 윤 대통령이 "산업현장에서 폭력과 협박에 터를 잡은 불법을 놔두면 그게 정부고 국가냐"고 발언한 사실을 뒤늦게 알렸습니다. 이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시 반등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노조에 대한 강경 행보는 결과적으로 30%대의 낮은 지지율을 높이는 데 발판이 됐습니다. 이는 국민들의 노조에 대한 불신이 원인이 됐는데요.
한국행정연구원의 2021년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조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6.4%, 노조가 청렴하지 않다는 응답도 59.4%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대기업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9.7%, 대기업이 청렵하지 않다는 응답이 56.7%인 점을 감안하면, 노조에 대한 불신이 더 높게 나타난 겁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한 통화에서 "결과적으로 노조 비판은 윤 대통령이 그간 내세운 정책 기조와 맞아떨어질 뿐 아니라, 여론에도 좋은 '일석이조' 이슈"라며 "윤 대통령이 (전략적으로) 노조 때리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박주용·윤혜원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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