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한진그룹, 호텔사업 부실 청산하나
채무보증, 차입 등 부실회사 지원성 자금거래 부담 지속
작년 호텔사업 적자 폭 소폭 감소…재매각 시도 가능성
조원태 회장, 조현아 전 부사장 주도 호텔사업 정리 의도
2023-03-02 06:00:00 2023-03-02 06:00:00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한진그룹 내 채무보증, 대여금 등 호텔 계열 부실회사에 대한 지원성 거래 부담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지난해 코로나19 완화로 호텔사업 적자 폭은 소폭 줄어든 것이 파악됩니다. 한진그룹이 이전 한진인터내셔널 등 호텔사업 매각을 시도했다가 무산된 만큼 재매각을 추진해 부실 청산에 나설지 주목됩니다.
 
2일 그룹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이 170억원, 개별 이익이 257억원으로 87억원 차이가 납니다. 개별적으로는 흑자폭이 컸지만 연결 회사의 영업손실이 반영돼 87억원만큼 이익이 줄어든 것입니다. 재작년 연결 이익은 99억원 적자였습니다. 개별 이익은 169억원 흑자로 연결 이익과 268억원 차이가 났습니다. 지난해 연결회사의 영업손실이 전년 수치에 비해 줄어든 것입니다. 연결 회사 중 호텔 사업에서 손실이 계속 발생했습니다. 작년 3분기까지 연결 회사의 호텔사업 영업손실은 41억원이었습니다. 전년 동기 125억원 손실보다 줄어든 수치입니다. 한진칼의 연결 자회사는 국내 칼호텔네트워크와 미국 와이키키리조트호텔이 있습니다.
 
대한항공, 한진인터내셔널 재매각 시도 주목
 
대한항공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대한항공은 작년 연결 이익 2조8305억원, 개별 이익 2조883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개별실적보다 연결이익이 531억원 작습니다. 재작년 개별과 연결 이익 차이는 465억원이었는데 작년에 조금 더 늘었습니다. 다만 작년 3분기까지 호텔 사업부문 영업적자는 356억원으로 전년 동기 471억원 손실액보다 작았습니다. 대한항공은 미국 호텔법인 한진인터내셔널을 100% 지분 종속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감염병이 잦아들어 호텔사업 손실을 소폭 줄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대한항공은 한진인터내셔널 매각을 추진했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적자 폭이 커지며 매각도 무산된 바 있습니다. 사업환경이 개선되면 매물가치도 상승해 재매각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당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주도했던 호텔사업을 정리하려 했었습니다.
 
대한항공은 올 들어서도 한진인터내셔널 유상증자를 통해 9343억원을 추가 출자했습니다. 해당 출자 금액은 전액 대한항공이 한진인터내셔널에 빌려줬던 원리금 상환에 쓰일 예정입니다. 대한항공이 돈을 빌려줬지만 한진인터내셔널이 갚지 못하자 상환까지 추가 출자를 통해 해결하는 것입니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0년 9월 한진인터내셔널에 약 9억5000만달러를 대여했습니다. 또 한진인터내셔널은 대한항공 채무보증을 활용해 2020년 12월과 2021년 2월 총 3억4400만달러를 담보부 차입했습니다. 이 돈으로 대여금 일부를 상환해 잔여 대여금 약 6억달러가 남았고 이번 유상증자까지 연결됐습니다.
 
이후에도 대한항공이 지급보증 및 지분담보를 제공한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금 4억달러가 잔존합니다. 대한항공은 2020년 말 한진인터내셔널에 대한 순자산가치 하락분을 반영해 약 7343억원의 손상차손도 인식했었습니다. 자동차운송 및 호텔운영 대행업을 영위하는 항공종합서비스 또한 같은 이유로 손상차손 약 101억원을 인식한 바 있습니다.
 
미국법인 적자로 추가출자 지속, 채무보증까지
 
대한항공은 한진인터내셔널에 대한 이번 유상증자 외에 2014년 1374억원 증자에도 참여한 바 있습니다. 또 2015년부터 작년 4월까지도 6076억원을 추가 출자한 것이 확인됩니다. 그럼에도 대한항공 호텔사업부문 손익은 2018년 –565억원, 2019년 –562억원, 2020년 –803억원, 2021년 –471억원 적자가 누적돼왔습니다. 호텔사업이 외부주주가 많은 대한항공 재무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진인터내셔널이 보유한 호텔 LA윌셔그랜드센터는 2017년 6월 개관해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사업 초기에도 수익성 측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코로나19가 완화됐지만 흑자전환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따라서 매각을 통한 부실청산이 다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지연되는데 따른 부담도 지고 있습니다. 최종 인수까지 총 1조5000억원의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취득할 계획인데 2021년 3분기말까지 이미 아시아나항공에 계약금 3000억원과 중도금 4000억원을 지급했습니다. 인수대금 절반 가까이 납입했지만 인수작업이 종결되지 않아 투자 회수 기간이 미뤄지는 셈입니다.
 
유럽연합(EU) 독점심사 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경쟁 제한 영향을 조사한다면서 2단계 심사에 착수했습니다. 그 결과가 7월쯤 나와 예상보다 인수작업이 더 길어지고 있습니다. 2021년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순차입금을 단순 합산하면 인수 후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358.6%로 기존보다 70.12%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이처럼 인수 부담이 존재하는 가운데 호텔사업 적자 부실은 부담을 더 가중시킵니다.
 
상호출자제한집단은 본래 채무보증을 제한합니다. 공정거래법 제24조는 상호출자제한집단 계열회사에 대한 채무보증을 원칙적으로 금지합니다. 다만, 산업합리화, 국제경쟁력 강화(해외건설, SOC, 해외직접투자 등)와 관련된 채무보증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법상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한진그룹의 경우 이러한 예외가 오히려 호텔사업 부실을 그룹 내 전이시키는 위험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올해 업무보고에서 관련 부실 전이 위험을 면밀히 감시하겠다고 했습니다. 경기둔화 국면에서 계열사 동반부실을 초래할 수 있는 한계기업에 대한 부당지원행위를 자세히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부당지원 행위는 자본잠식 등 부실계열사의 유상증자에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참여하거나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대한항공 항공기가 정비 중인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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