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황근 장관 "양곡관리법 통과 수용 어려워…재의 요구안 제안"
"일방적 처리 유감…부작용 너무나 명백"
"남는 쌀 의무 매입 가장 우려하는 부분"
국회, 찬성 169명·반대 90명·기권 7명 '가결'
2023-03-23 18:06:26 2023-03-23 18:06:26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회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에 대해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재의 요구안을 제안할 방침입니다.
 
정황근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정안이 일방적으로 처리된 점에 대해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깊은 유감과 허탈함을 금할 길이 없고 그동안 계속 밝혀 왔듯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법률안은 이제 곧 정부로 이송될 것"이라며 "정부는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에 대해 그 뜻을 존중해야 하겠지만, 이번 법률안은 그 부작용이 너무나 명백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서 대한민국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률안에 대한 재의 요구안'을 제안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쌀 생산 농가와 소비자, 쌀 산업과 농업의 미래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장관은 "현 정부는 과거 그 어떤 정부보다 쌀값 안정과 식량안보 강화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양곡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해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수확기 쌀 시장 격리로 쌀값을 회복시켰고 쌀의 구조적 공급 과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전략작물직불제, 가루쌀 산업 활성화 등의 대안도 마련해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3일 양곡관리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정안이 일방적으로 처리된 점에 대해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깊은 유감과 허탈함을 금할 길이 없고 그동안 계속 밝혀 왔듯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아울러 "지난해 9월 개정안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된 이후 정부는 지속해서 개정안의 부작용을 설명해 드리면서 국회에 심도 있는 논의를 요청드렸다"며 "많은 전문가도 개정안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왔고 38개나 되는 농업인단체·협회와 전국농학계대학장협의회도 신중한 재고를 요청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어 "오늘 야당 주도로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수정안도 의무 매입 조건만 일부 변경했을 뿐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인 '남는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게 하는' 본질적 내용은 그대로 남아 있기에 쌀 생산 농가와 농업의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266명 중 찬성 169명, 반대 90명, 기권 7명으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가결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전량 매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개정안 시행 이후 벼 재배 면적이 증가하면 시장 격리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초과 생산량을 매입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는 등 정부의 재량권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개정안 통과에 대해 "법률 개정안이 정부에 이송되면 각계의 우려를 포함한 의견을 경청하고 충분히 숙고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3일 양곡관리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은 이날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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