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검찰이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곽상도 전 의원 부자와 호반건설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습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11일 오전부터 곽 전 의원과 그의 아들 병채씨 대해 범죄은닉규제법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화천대유 직원이었던 병채씨에 대해서는 특가법위반(뇌물)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곽상도 무죄에 항소한 검찰…보강 수사 집중
검찰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세후 5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2월 곽 전 의원을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지난 2월 1심 재판에서 곽 전 의원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병채씨가 받은 성과급은 사회 통념상 과하다는 점은 인정되나, 곽 전 의원이 직접 받은 것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는 이유입니다.
이 때문에 곽 전 의원은 당시 재판에서 대장동 일당인 남욱 변호사로부터 받은 5000만원에 대해서만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만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 같은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1심에 항소했습니다. 대장동 의혹 초반엔 기소되지 않았던 병채씨에 대해서는 곽 전 의원과 경제적 공동체라는 판단 하에 공범으로 입건했습니다.
따라서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곽 전 의원 부자에 대한 보강 수사로 풀이됩니다. 검찰은 향후 곽 전 의원 부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재조사할 계획입니다.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의 50억 클럽 관련 특검 도입 추진과 관련해 "지금 검찰은 과거 곽 전 의원을 수사하던 검찰이 아니다"라며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이 사건을 독하고 집요하게 끝까지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곽상도 전 의원 아들 병채 씨가 지난해 7월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곽 전 의원 공판 오전 증인신문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호반건설·부국증권도 강제수사
검찰은 이날 호반건설과 부국증권 관계자 사무실에도 검사와 수사관 등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 중입니다.
검찰은 호반건설이 참여한 산업은행 컨소시엄 측이 당시 경쟁자였던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하나은행을 배제토록 했다고 보고 증거물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호반건설 측은 하나은행에 동업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는 경쟁 구도가 깨지면 산업은행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따내는 데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이 포함된 컨소시엄이 깨지는 것을 막아줬고, 하나은행과 함께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화천대유는 그 대가로 아들 병채씨를 통해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한 의혹을 받습니다.
앞서 대장동 일당인 남욱 변호사는 곽 전 의원 재판에서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 회장을 통해 컨소시엄 무산을 막아줬다는 취지의 발언을 김만배씨로부터 들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부국증권의 경우는 대장동 컨소시엄 구성 논의에 참여했다가 배제됐지만, 검찰은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 대한 정황을 살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강제수사 범위에 포함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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