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오는 26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집니다. 대통령실은 ‘한미 동맹의 강화’를 언급하며 의미를 부여하지만, 전문가들은 “얻을 것이 하나도 없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양국 정상이 한미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대만·우크라이나 문제를 담을 경우 한반도 평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공동선언문에 대만·우크라 문제 들어갈 땐 파국"
23일 본지 <전문가 진단>에 참여한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나다순)는 “실익 없는 한미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교수는 “남북 관계도 변함이 없을 것이고 우크라이나로 무기가 가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화 되지 않았느냐”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오히려 미국산 무기를 더 사라고 할 수 있다”며 “한일 정상회담과 같이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하면 지지율이 폭락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공동선언문에 대만해협 문제와 우크라이나 군사적 지원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면 안 된다는 충고도 나왔습니다. 김 전 원장은 “이 문안이 공동선언문에 담길 경우 미국과 공동전선으로 묶여 중러를 적대국으로 돌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전 원장은 문재인정부 시절에도 미국이 대만 해협 문제를 공동선언문에 담자고 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해협 안정과 평화’로 모호하게 들어가도록 했는데, 이렇게 되면 당사국과 적대국으로 관계 악화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왜 전략적 명확성만 추구하나"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위협 고도화에 대응한 ‘확장억제 실효성 강화’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마저 ‘지금과 달라질 것은 없다’고 선을 긋는 분위기입니다. 양 교수는 “핵공유, 핵우산 실전 배치를 위해서는 미국이 ‘핵 실태 보고서’를 수정해야 하는데 가능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양 교수는 윤 대통령이 전략적 모호성을 가지고 이번 회담에 임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외교에서 전략적 유연성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때는 전략적으로 모호하게, 어떤 때는 전략적으로 명확하게 발언해야 한다”며 “그런데 윤 대통령은 왜 전략적 명확성만 추구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진보든 보수든 '전쟁 반대, 평화 해결,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라는 정답이 있는데, 대만·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명확성만 추구한다면 무지한 것 아닌가”라며 “만약 알면서도 계속 ‘우크라이나 군사적 지원’과 같은 이슈를 생산한다면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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