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항공기 비상구를 무단으로 개방하는 등 올해 상반기까지 항공 보안을 위반한 행위가 지난해 전체 건수와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항공 수요가 회복되면서 크고 작은 항공 보안 사고가 잇따르자 취약 구역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관련 인력과 장비를 대거 충원하는 등 항공 보안 체계를 한층 강화할 방침입니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가테러대책위원회'에서 '항공보안 강화대책'을 논의·확정했습니다.
지난달 기준 국내·국제 항공 수요는 836만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지난 2019년 6월 1054만명 대비 79.3% 수준까지 회복했습니다.
반면 공항과 기내에서 실탄·과도 등 위해 물품이 적발된 건수는 지난 2020년 73만건에서 2021년 78만건, 2022년 87만건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도 6월까지 46만건 집계됐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지난 3월 송환 대기자의 공항 월담·도주 사고를 시작으로 불법 드론 공항 추락, 아시아나 항공기 비상구 조작 사고 등 관련 불법 행위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연도별 불법 행위 건수를 보면 2020년 133건에서 2021년 85건으로 줄었지만, 지난해 264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올해는 6월까지 지난해 전체 건수에 가까운 252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항공 보안 사고를 예방하고 여객 편의를 높이기 효율적인 보안 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항공 보안 사고를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입니다.
우선 정부는 항공 보안 취약 지점 관리를 강화합니다. 기존 출국장에 집중하던 보안점검을 항공기 기내·환승구역으로 확대하고 송환자 대기실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합니다.
기내 보안점검을 외부 전문 업체에 위탁해 제3자 항공기 기내 점검을 진행하고 군인·소방관 등에게 비상구 좌석을 우선 배정합니다. 또 법무부에 송환자 출입 구역 관리 인력을 확대해 순찰을 강화합니다.
보안 분야의 인적 역량도 강화합니다. 이를 위해 검색 요원의 경력·역량별 업무 범위를 달리하는 판독등급제(단기)·전문자격제(중장기)를 도입하고 항공보안감독관 외부 채용 등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또 폭발물 탐지가 가능한 3D CT X-ray, AI X-ray 도입 등 다소 취약한 항공 보안 첨단 장비 인프라를 확충합니다. 현재 CT X-ray, AI X-ray 구축 비율은 각각 3.1%, 2.7%입니다. 특히 20% 수준인 내국인 동의 생체정보 활용 신분 확인 시스템의 경우 오는 2025년 100%까지 높일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내년 중 항공보안법을 개정해 보안 자회사의 자체 보안 계획 수립을 의무화합니다. 공사 감독 의무를 강화하고 미이행 시에는 처벌 등을 검토합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번 대책이 항공 보안 현장에 뿌리내려 빈틈없는 보안 체계가 가동될 수 있도록 이행 상황을 지속해서 점검할 것"이라며 "하계 휴가철에 국민들께서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환경에서 공항을 이용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최근 항공수요 회복에 따라 크고 작은 보안 사고가 발생하자 항공보안 취약 구역을 확대하는 등 항공보안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31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원형검색대에서 탑승객들이 검색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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