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전방 산업 둔화로 지난해 대비 올해 실적이 급감한
현대제철(004020)이 노동조합과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가장 최근 예정됐던 임단협 3차 교섭에서 불참했습니다. 양측의 교섭 난항이 장기화될 경우 지난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인 파업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사측은 노조와 지난 4일 예정됐던 임단협 3차 교섭에 노측의 요구안 검토를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노사는 오는 11일 4차 교섭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현대제철의 임단협 협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양측 간 입장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노조는 임단협 요구안에 △기본금 18만4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영업이익의 25% 수준의 특별성과급 지급 △지급각종 수당 인상 △하기 휴가 및 산정 휴일 확대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특별성과급은
현대차(005380)가 지급한 400만원과 동일한 특별성과금에 주식 10주 가격이 포함된 금액으로 580만원을 산정했습니다. 전 임직원에게 580만원을 지급하면 지난해 영업익 25% 수준이란 게 노측 입장입니다.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 전경. (사진=뉴시스)
사측도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올해 건설 경기 둔화에 따른 실적 하락에 이어 하반기 실적 개선조차 불명확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현대제철의 올해 상반기(1·2분기) 실적은 매출액 13조5274억원, 영업익 7990억원으로 기록됐습니다. 지난해 동기대비 각각 5.8%, 47.4% 하락한 수준입니다.
다만, 여기서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임단협 교섭에 난항이 지속된다면 실적 개선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임단협 교섭 갈등에 노측이 두달 넘게 '게릴라성 파업'을 진행하면서 제품 생산차질로 실적이 급속도로 추락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올해에도 양측간 협상 난항이 계속돼 노조가 파업을 단행할 경우 업황악화에 추가적인 실적 악화가 생길 것이란 설명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파업이 진행된 뒤 현대제철 실적은 급감했습니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익은 직전 분기보다 54.6% 감소했고, 4분기에는 적자로 기록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파업 가능성을 언급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면서도 "협상 시간이 길어질 수록 노조가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은 결국 파업이기 때문에 파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9월 전국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앞에서 불법파견 중단과 임금차별 철폐를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전국금속노조 깃발 설치한 모습.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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