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중국이 반간첩법·대외관계법을 도입한 데 이어 수출통제 조치를 시행하는 등 경제안보 법제화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미·중 갈등 격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안보 대응조치를 파악해 추가 조치들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미·중 대립이 첨예해질 것에 대비해 수출 분야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13일 <뉴스토마토>가 중국통상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중국의 추가 제재에 대한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중국은 올해 4월에 반간첩법을 개정한데 이어 6월 대외관계법을 제정했습니다. 또 지난달 3일에는 갈륨·게르마늄 등의 관련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 이달 1일부터 시행했습니다.
반간첩법 개정으로 간첩행위 대상 범위가 넓어지고 관련 기관의 조사처분 권한과 처벌이 강화됐습니다. 또 대외관계법을 제정해 외국의 간섭·제재를 최소화 하는 등 경제안보 조치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갈륨은 반도체와 무선통신 장비 등에 사용되며 게르마늄은 반도체·광섬유·적외선 광학·태양광 전지에 주로 사용됩니다. 2022년 기준 중국산 갈륨·게르마늄의 주요 수출대상국은 미국·일본·네덜란드 등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측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번 수출제한 조치가 주요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에 대한 대응 일환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또 중국이 미국의 대중국 견제조치에 대응해 추가적으로 경제적 대응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중 갈등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아울러 중국의 경제안보 대응조치를 파악해 추가 조치들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대외연 측의 설명입니다. 중국의 경제안보 대응조치들이 대미 협상카드로 사용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중국이 수출규제 등 경제안보에 드라이브를 걸자 수출통제 유형별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습니다. 사진은 컨테이너가 쌓인 부산항.(사진=뉴시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경제안보 강화는 긍정적이지 못한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반간첩법의 경우는 정상적인 기업 경영활동도 언제든 중국에 의해 간첩 행위로 분류될 여지가 있다보니 중국과의 교류를 새로 시작하는 분야에서는 꺼릴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아직까지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에 대해 우리나라에 큰 영향은 없어보인다"면서도 "제재를 넓혀나가면 우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소재 분야이기 때문에 배터리 쪽은 힘들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이 서로 제재 분야를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교·정치적인 문제를 경제분야로 끌고오기보다는 양국 가운데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업종별로 중국의 규제 강화에 대해 대처를 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가 중국 이외의 다른 시장을 더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중국이 수출규제 등 경제안보에 드라이브를 걸자 수출통제 유형별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습니다. 사진은 배터리셀을 살펴보는 관람객.(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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