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올 상반기에 온라인 쇼핑을 통해 300억원 가량의 유명 브랜드 짝퉁이 유통 과정에서 적발됐습니다. 국회에선 짝퉁 유통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중개 플랫폼에서 명품이나 패션 브랜드의 짝퉁 상품을 판매할 경우 책임을 묻는 법률 개정안 3건이 발의됐습니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국내에 반입된 유명 가방 및 의류 위조품 등 200만점, 300억원 상당의 부정수입물품이 적발됐습니다.
국회에 따르면 지난 7월에만 상표법 일부개정안(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권명호 국민의힘 의원),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상표법 일부개정안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은 사전 의무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윤두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사후 책임에 집중됐습니다. 법안에 명시된 온라인 플랫폼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11번가 △위메프 △무신사 △지그재그 △브랜디 △에이블리 등이 기재돼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짝퉁 판매자들에 대한 제재나 구매자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면서 "소비자를 보호하고 브랜드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짝퉁 판매에 대한 배상과 책임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짝퉁 상품의 범위가 애매한 영역들이 있다. 국내 브랜드 디자인 카피 같은 것들은 애매한 부분이 있다"면서 "그간 패션업계에서 있었던 문제인데 어디까지가 카피냐를 먼저 명확히 해야 이후 판매책임도 물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외에선 플랫폼의 배상 책임을 묻는 판결이 나오면서 플랫폼이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크리스찬 루부탱은 아마존을 상대로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법원에 각각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루부탱은 오랫동안 아마존 내에서 자신들의 구두 브랜드 '레드솔'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한 모조품이 유통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소송에서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일반 소비자는 개별 판매자가 아니라 아마존이라는 플랫폼을 신뢰하고 물건을 구매한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 발의된 3건 법안은 국내 플랫폼 및 오픈마켓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해외 플랫폼에 대한 규제 장치가 미비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해외 플랫폼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됩니다.
알리익스프레스 짝퉁 구매 후기. (사진=포털사이트 커뮤니티 캡처)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악명 높은 시장' 보고서에서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에 본사를 둔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위조품 유통처로 지목했습니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변호사는 "해외 플랫폼은 사실상 규제가 불가능하다. 법의 효력이 외국인에게 미치지 못해 외국인 대상 실효 제기를 못한다"면서 "국내 공무원이 침해지에 배치돼 내용 증명을 보낼 수 있는 시스템 구비와 단속에 대한 지원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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