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팅크웨어(084730)가 출시한 블랙박스 QXD1은 이전 세대의 블랙박스로부터 한 단계 진화한 제품입니다. 이 제품에는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암바렐라의 자율주행플랫폼(CV) 기반 '객체 인식 알고리즘'과 스스로 데이터를 조합·분석해 학습하는 '딥 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한 '아이나비 비전 AI'가 탑재됐는데요. 전후방 QHD(1440p) 화질을 탑재해 식별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실시간 객체 인식 기술을 활용해 셔터 스피드와 조도 조절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후방 카메라의 경우 최대 172도까지 녹화가 가능합니다. 이밖에도 여러 최첨단 기술들이 적용됐는데요.
그런데 블랙박스를 이용할 때 이런 다양한 기술들을 순간순간 실감하기란 어렵습니다. 이용자들은 보통 화질의 선명도 정도를 판단하게 되는데요. 고화질, 다각도 외에 블랙박스 QXD1에서 이용자들이 확실히 다르다고 체감할 만한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가짜 위협과 실제 위협을 구분해 유효한 위협만을 녹화함으로써 메모리와 배터리 소모를 줄이고, 또 해당 영상을 일일이 찾는 수고로움을 덜어준다는 점인데요. '아이나비 비전 AI 기술'이 극대화되는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지요.
기존 블랙박스 제품들은 모든 장면을 녹화하는 '상시 녹화' 기능이 강점으로 내세우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 상시 녹화 기능은 실제 상황에선 불편을 자아내기도 하지요. 차량이 충격을 받거나 사고가 난 경우 해당 영상을 찾으려면 녹화된 영상을 모두 뒤져야 하는 수고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팅크웨어의 QXD1는 바로 이 지점에서 개선점을 만들어냈습니다. 객체를 인식해 녹화하는 'A.I 주차 녹화' 기능을 적용, △차량의 충격 △차량에 사람이 탑승하기 위해 접근하거나△주차를 위해 차가 움직이는 경우 같은 유효한 상황만 골라 녹화합니다.
얼마나 제대로 작동하는지 실제로 써봤습니다. 마트에 가서 주차한 후 1시간 가량 장을 보고 나서 차량에 다시 탑승했습니다. 시동을 걸자 '주차 중 녹화 *건', '충격 감지 *건' 안내 음성이 흘러나옵니다. 여기까진 기존의 블랙박스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차이점은 녹화된 영상을 확인할 때 두드러졌는데요. 내 차 주변에 주차를 하는 차(운전자)들과 지나가는 사람들 영상만 녹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차장이 아닌 주택가, 갓길에 주차를 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주차 시간 동안의 모든 영상이 녹화되는 상시 녹화에 비해 녹화 분량이 현저히 적어, 블랙박스 메모리나 배터리 절감 효과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영상을 찾아볼 때도 확인해야 하는 영상이 많지 않아 편리했습니다.
세부 기능도 눈에 띄었는데요. QXD1은 '문콕' 혹은 '차량 긁힘'이 발생한 경우만 따로 '주차 충격'으로 녹화하는 것이 가능한 데다, 추가로 구매 가능한 '아이나비 커넥티드' 앱과 함께 이용하면 문콕과 차량 긁힘을 '적시'에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수많은 운전자들이 문콕으로 대표되는 '물피도주', 즉 주정차 상태 차량을 대상으로 다른 차량이 사고나 피해를 준 뒤 현장에서 도주하는 일을 걱정합니다. 차량이 파손되거나 몸이 다치는 큰 피해는 아니더라도 차량에 선명히 긁히거나 찍히는 자국도 엄연한 피해니까요.
하지만 문콕이나 차량 긁힘을 발견하더라도 언제 어디에서 이같은 피해가 발생했는지 알지 못해 답답한 일이 많은데요. 만약 상시 녹화 기능을 해놓는다 해도 차량의 측면, 사각지대에서 이같은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카메라에 찍히지도 않는 데다, 이를 찾기 위해 모든 시간의 영상을 뒤져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아이나비 커넥티드' 알림. (이미지=뉴스토마토)
실제로 이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차를 밀고, 주먹으로 내리치는 등 위협을 가해봤습니다. 동시에 아이나비 커넥티드를 통해 '주차 중 충격 알림'(푸쉬)이 왔고, 해당 사진이 전송됐습니다. 다만 해당 영상은 블랙박스에서만 확인이 가능한데, 앱의 경우 충격 발생 사실을 확인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사람이나 차량이 이같은 충격이나 위협을 가할 경우 커넥티드 앱을 통해 이를 바로 확인하고 이후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게 하는 식입니다.
특히 부득이하게 발렛주차를 맡길 때도 안심이 됐습니다. 평소 발렛을 맡긴 뒤 내 차가 어디까지 이동돼 주차되는지, 주차된 곳은 안전한지 등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는데요. 주차 상태로 전환될 때 핸드폰을 통해 알림(푸쉬)이 오니, 발렛 주차시에도 차의 행방을 알 수 있었습니다.
A.I 주차 녹화 기능은 설정을 통해 'A.I 감지 인식 감도'와 '주차 충격 감도'를 각각 보통과 민감으로 설정할 수 있었는데요. 보통 민감도 기준으로 차량이나 바이크는 3초, 사람은 7초 이상 인식될 경우 주차 녹화가 진행됐습니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이라 불리는 'ADAS 기능'도 유용했습니다. 제 차량에는 ADAS기능이 없어서 그간 이 기술의 편리함을 알지 못했는데요. QXD1의 앞차 출발 알림이나 신호등 변경 알림, 보행자 추돌 알림 기능이 특히 유용했습니다. 신호 정차 시 멍 때리거나 단풍으로 물든 나무를 구경하다 신호가 변경되거나 앞차가 출발하는 것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거든요.
이외에도 안전운행 기능 가운데 △안전운행 구간 △속도제한 표시 △버스 전용차로 알림을 켜놓으면 자주 다니는 길 정도는 내비게이션을 별도로 실행하지 않고도 블랙박스만으로도 안전하게 운행이 가능했습니다. 익숙한 USB-C타입을 통해 블랙박스 영상을 핸드폰으로 뽑아낼 수 있는 것도 편리했습니다. 다만 차량 운행 시간이 적을 경우 블랙박스 배터리가 방전되는 것은 QXD1에서도 여전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QXD1의 최대 장점인 A.I 주차 녹화 및 상시 녹화를 이용하기 위해 보조배터리를 장착했으나 하루 40분 이내로 운전하고, 이후 2~3일 운전을 하지 않았을 경우 역시나 블랙박스는 초저전력모드로 전환됐고, 꺼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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