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서울시에 대한 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2일 시작하는 가운데 버스 준공영제에 대한 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대중교통 공공성 강화를 위해 도입된 준공영제가 사업주만 배불리는 제도로 전락했다는 겁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는 이날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준공영제 하에서 버스업체들은 지난 2019년까지 매년 700억원에 달하는 단기순이익을 남겼다. 버스업체가 쌓아둔 이익잉여금만 2019년 기준 4487억원에 달한다는 감사원 결과도 나왔다”며 “매년 수천억원의 보조금이 지급됨에도 이에 대한 별도의 검증 절차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가 2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안창현)
그러면서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뒤로한 채 수익 창출에만 몰두하는 사모펀드가 버스업계에 진출한 원인이 바로 준공영제가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이들은 “감사원 결과를 통해 지적된 과도한 배당금과 미처분 이익잉여금 등 보유비에 대한 구조적 문제점 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시급하다”며 “사업장별 구체적 사용내역과 보조금 상승에 대한 별도 검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일부 사모펀드들이 적자를 보조금을 통해 보전받는 버스회사를 사들여 배당에 열을 올리는 행태가 지적된 바 있습니다. 김동욱 국민의힘 시의원은 지난 8월 임시회 시정질문을 통해 “시내버스 65개 중 6개 회사가 사모펀드에 인수돼 운영되면서 공공성 훼손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시의 대응은 미온적”이라며 “서울시가 제도 보완을 위한 대책과 개편을 통해서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요금인상에 대한 사후 평가제도 마련”
민주버스본부는 서울시가 지난 8월 버스요금 인상을 강행한 것과 관련해서도 버스 준공영제의 문제들을 시민들에게 전가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시의회가 이번 감사를 통해 버스요금 인상 과정에서 서울시가 행한 설명의무나 제도 보완방안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아울러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대한 사후적 평가를 현행 조례상에 의무화해 서울시와 사업주의 책임 이행에 대한 평가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민주버스본부는 “버스 준공영제에 대한 문제들은 사업주의 입장과 유착한 서울시의 편향적 행정과 책임 회피가 구조적으로 놓여 있다”며 “서울시의회는 대중교통 공공성 강화를 위해서 시 행정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책임을 묻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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