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김소희 기자] 올해 10월까지 자동차 수출액이 지난해 연간 수출액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내수 판매 실적은 부진을 면치하고 있어 자동차 내수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질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자동차 수출액은 역대 10월 중 최고인 59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자동차 수출 금액은 총 580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수출 실적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지난달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총 14만1350대로 1년 전보다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동월 대비 내수 판매량이 줄어든 건 지난해 7월 이후 1년 만입니다.
앞서 지난 7월 하락세로 돌아선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4개월째 전년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7월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3만6089대로 1년 전보다 5.0% 감소한 데 이어 8월(13만667대)과 9월(13만3709대)에도 전년동월 대비 각각 0.7%, 4.7% 감소하면서 4개월 연속 뒷걸음질을 치고 있습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표는 월별 자동차 판매량.(표=뉴스토마토)
이처럼 자동차 내수 시장이 크게 위축된 주된 원인 중 하나는 자동차를 살 때 소비자가 내는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종료와 고금리 영향 때문입니다.
앞서 지난 6월 기획재정부는 자동차 개소세율을 출고가의 5%에서 3.5%로 인하한 탄력세율 조치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는데, 개소세 인하 조치가 중단된 건 지난 2018년 7월 이후 5년 만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 7월부터 신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최대 100만원까지 받을 수 있었던 개소세 인하 혜택과 이와 연동되는 교육세 30만원, 부가세 13만원 등 최대 143만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고금리 여파로 자동차 신차 할부 금리까지 덩달아 뛰면서 소비자 지갑을 더 닫게 만들고 있습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 할부 금리(48개월 기준, 현금 10% 납부 시)는 낮게는 5.5%에서 높게는 13~14%까지 치솟은 상태입니다. 이외에 물가 상승에 따른 개인소비 위축도 신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됩니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아무래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다 보니 국민들 소비 전반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빚내서 집을 산 사람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가처분소득이 줄어들 텐데, 이런 영향 탓에 전반적으로 소비 침체 분위기가 형성돼 자동차 업계까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고금리, 고물가 여파로 소비자심리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7월 열린 부산모터쇼 모습.(사진=뉴시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1로 9월(99.7)보다 1.6포인트 내리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CCSI는 장기평균치(2003∼2022년)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합니다.
다만 내수 침체 상황에도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감도 나옵니다.
김호건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023년 하반기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완화와 수요 회복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할 전망"이라며 "친환경자동차의 판매량도 친환경 관심 증대와 차량 가격하락 등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세종=조용훈·김소희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