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부 '구멍'에도…'전자감독' 첨단기술 강조하는 법무부
기술 고도화 돼도 보호관찰관 등 인력 수급 과제 남아
2023-11-20 17:02:47 2023-11-20 18:24:31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스토킹 피해자도 성폭력 피해자처럼 가해자의 접근 여부를 미리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법무부가 내년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스토킹 처벌법) 시행에 맞춰 스토킹 피해자에게 휴대용 보호장치를 제공할 계획인데요. 최근 전자정부 먹통으로 정부 시스템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첨단기술' 강조도 좋지만, 시스템 관리에 대한 안정적인 운영도 필수적이라는 목소리도 커집니다.
 
범죄 피해자의 경우, 만에 하나라도 시스템이 불안정해 지면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예상돼 철처한 관리감독의 필요성이 요구됩니다.
 
법무부는 내년 1월12일부터 스토킹 피해자에게도 스토커의 근접 사실을 알 수 있는 보호장치를 적용한다고 20일 밝혔습니다. 기존에 성폭력 피해자에게 제공됐던 스마트워치를 스토킹 피해자에게도 지원하는 내용입니다. 손목 착용식이었던 장치는 가방 등에 넣어 사용할 수 있도록 휴대성이 개선됐습니다.
 
휴대전화만 있어도 가해자 접근 알 수 있어
 
내년 하반기부터는 보호장치가 없어도 휴대전화만 있으면 모바일 앱을 통해 가해자의 접근 여부를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보호관찰관이 가해자의 접근여부를 확인해 앱으로 피해자에게 알리는 방식입니다. 피해자가 원할 경우 보호장치와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기술이 고도화되지만 시스템 등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지난 17~19일 정부의 온라인 민원 서비스인 '정부24'가 네트워크 장애를 이유로 중단되며 재발 방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범죄 피해자의 경우는 범죄 예방을 위한 골든타임 등이 중요한 상황에서 전자감독 대상자의 피해자 보호 시스템은 더욱 철저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법무부는 2020년 2월 스마트워치 형태의 피해자 보호장치를 처음 도입한 후 현재까지 전자감독 대상자가 피해자를 위해한 사례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그 효과가 입증됐다고 밝혔는데요.
 
첨단기술 있어도…관리 인력 충원은 시급
 
스토킹 범죄도 전자감독 대상에 포함되면서 관리·감독해야 하는 대상도 더욱 늘어났고 기존의 성범죄 재범자도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아무리 보호장치나 모바일 앱 등 기술이 고도화돼도 이를 관리할 보호관찰관 충원 등은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 제한 정책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인력 1명당 전자감독 대상자는 17.3명입니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 보호관찰관 1명이 10명 미만의 전자감독 대상자를 관리하는 것에 비해 인력이 부족한 것을 보여줍니다.
 
보호관찰관은 가해자의 접근 여부는 피해자에게 알리고 대처 방법 등을 안내하는데요.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에게도 전화해 접근을 의도적으로 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자감독 대상자는 서울과 대전 두 곳의 관제센터에서 위치 정보를 중복으로 수집하기 때문에 한쪽에 문제가 생겨도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며 "관리 인력의 경우는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증원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사진=윤민영)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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