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김영섭 대표 취임 2년 차를 맞이한
KT(030200)에 대해 시장이 엇갈린 평가를 내놨습니다. 지난해 말 적극 매도를 추천한다는 의견에 이어 최근에는 목표주가를 높인 증권사 리포트가 나왔습니다. 한 달도 안되는 사이 KT로서는 냉탕과 온탕 사이를 오갔는데요. 증권사의 엇갈리는 평가 속, 시장 지표로 볼 수 있는 주가는 연초 이후 하락세입니다. 업계에서는 통신시장 전반의 성장성 둔화를 뛰어넘을 만한 KT만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지난달 21일 하나증권은 '이걸 굳이 왜 사요?'라는 제목으로 KT에 대한 기업분석 리포트를 내놨습니다.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지만, '경기 관련주로 매수세가 이동한다면 적극 매도를 추천한다'라든지, '하루라도 빨리 비중 축소에 나설 것을 권한다'며 매도를 권고하는 뉘앙스를 담아냈습니다.
반면 지난 15일 KB증권은 KT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4만원에서 4만3000원으로 상향하는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두 보고서가 차이점을 둔 포인트는 이동통신(MNO) 매출입니다. 매도하는 게 낫다는 하나증권은 정부의 요금 규제 강화에 따라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아도 받을 수 있는 돈인 낙전수입 감소로 MNO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봤습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요금제를 세분화해 내놓을 것을 주문했고, 통신사들은 세대별 요금제 확대, 5G 중간요금제 세분화에 나섰습니다. 반면 KB증권은 5G 가입자의 견조한 증가와 함께 로밍 매출 증대 효과가 예상되고 있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확대에 따른 MNO 부문의 실적 개선이 유효하다고 평가했습니다. 11월말 기준 KT의 5G 가입자는 975만1143명인데, KB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990만명을 달성했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상반된 의견 속에 KT 주가는 연일 내림세입니다. 지난해 연말 3만6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한 달 사이 3만3000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시총 기준 9000억원 가량이 증발했습니다. 매도를 권유한 리포트에 시장은 공감을 한 셈이죠. 국제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피치도 지난해 11월 말 KT에 대해 2023년 매출이 성장할 수 있지만, 5G 시장 포화로 무선사업 성장은 연간 1% 내외에 불과할 것이란 평가를 했습니다.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의견에 무게를 실은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KT를 포함해 통신업계에 공통적으로 정부가 5G 최저요금을 낮추도록 주문한 점도 올해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분기를 기점으로 5G 최저요금을 3만원대로 낮추도록 한다는 방침인데요. 현재 KT 기준 5G 일반 요금제는 4만5000원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ARPU가 높아지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의미입니다.
엇갈리는 평가, 주가 흔들기가 지속되면서 결국 취임 2년 차를 맞이한 대표의 경영 전략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입니다. 통신시장 성장 둔화는 시장과 5G의 성숙기에 뒤따른 결과로, 결국 이를 뛰어넘을 묘수가 나와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디지털전환(DX) 파트너라는 방향성은 제시했지만, MNO에 치우친 매출 구조 탈피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탈통신에 중요성을 두고 있지만, 새로운 캐시카우가 만들어지지 않는 상황이고 이러한 우려가 결국 주가에도 반영이 되고 있는 것"이라며 "KT뿐 아니라 통신업계 전반으로 비슷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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