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무선서비스만 놓고 보면 상황이 여유롭지만은 않습니다. 미래 사업 지표로 볼 수 있는 무선가입회선 수가 감소하고 있고, LG유플러스에도 밀리는 상황이 지속되는 까닭입니다. 설비투자(CAPEX) 부문도 LG유플러스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APEX 투자는 서비스 품질과 비례하는 요소인데요. 장기적으로는 가입자 유지와도 관계가 깊습니다.
(왼쪽부터) LG유플러스와 KT 사옥. (사진=각사)
KT와 LG유플러스가 발표한 1분기 실적 설명자료를 보면 KT는 1분기 말 기준 무선가입자 2483만4000개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 2493만300개를 기록한 이후 4분기 2489만7000개로 줄어들었고, 1분기에도 감소세가 지속됐습니다. LG유플러스에 가입회선을 역전 당한 이후 1분기에도 동일한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1분기 말 기준 LG유플러스는 가입회선 2626만8000개를 기록했습니다.
5G를 중심으로 한 개인용 모바일 회선에서는 KT가 앞서고 있지만, 알뜰폰과 사물인터넷(IoT)에서는 LG유플러스가 월등히 앞선 모습입니다. 질적 성장만 놓고 본다면 KT가 앞서는 것은 분명합니다. 가입자당 평균매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죠. KT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3만4461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2만4562원입니다. KT는 IoT 회선을 제외해 산정하기에 동등 비교는 어렵지만, 공개된 수치상으로는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양적 성장 부문에서는 LG유플러스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3위 사업자로서 경쟁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회선 수 확대에 집착했고, KT를 앞선 회선 수를 1분기에도 유지했습니다. 양사의 해지율이 엇비슷한 것도 KT로서 안심할 수 없는 부분인데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LG유플러스는 KT보다 낮은 해지율을 기록했고, 1분기에는 KT 해지율이 1.1%, LG유플러스는 1.18%를 기록했습니다. 이탈고객이 늘지 않는 환경에서는 회선 수 기반이 많은 사업자가 장기적으로 유리한 까닭에 KT로서는 LG유플러스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KT와 LG유플러스 무선 가입자 수 추이. (자료=각사)
KT는 비용 통제에 나서며 CAPEX 투자도 LG유플러스 대비 적게 집행했습니다. KT의 1분기 CAPEX는 그룹사 지표를 제외하고 3181억원이 투입됐습니다. 지난해 1분기에는 3135억원을 집행한 바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3849억원을 투입했습니다. 5G 주파수 20㎒ 폭 추가 할당에 따른 기지국 구축이 마무리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5.9% 줄어들었지만, KT보다 많은 금액을 설비투자에 할애했습니다. 설비투자는 일종의 비용부문에 해당합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줄여야 하겠지만, 서비스 품질과 사업경쟁력 향상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일각에서는 서비스 품질에 따라 가입자 회선 수가 변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습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 세대별 진화가 이뤄지면서 사업자들간 서비스 품질 차이도 줄어들고 있다"며 "영원한 3위 사업자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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