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기업은행, 본업 충실한 덕 봤지만…거꾸로 가는 '건전성'
중소기업대출 규모 지속적 확대
4대 금융지주 대비 CET1 낮아 '숙제'
2024-08-06 06:00:00 2024-08-06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일 18:2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기업은행(024110)이 올 상반기 본업에 충실하면서 덩치를 키웠지만 건전성 악화는 과제로 남았다. 설립 목적인 국내 중소기업 성장 동력에 기여했으나, 건전성 지표가 상승했다. 게다가 주주환원 정책의 지표로 여겨지는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타 금융지주에 비해 낮아 해법이 필요해 보인다.
 
기업은행 본점.(사진=기업은행)
 
중소기업대출 증가세, 설립 취지 부합
 
2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상반기 중소기업대출 규모는 240조8960억원이다. 지난해 말 233조7520억원 대비 7조1440억원 증가했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해도 1.5%,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3.1%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기업은행 중소기업대출 시장 점유율은 6개월 만에 0.07%p 오른 23.31%를 기록했다. 중소기업의 성장 동력 확보라는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성장세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포트폴리오는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으로 나뉜다. 6월 말 기준 운전자금 대출 잔액은 122조9660억원이며 시설자금 대출 잔액은 117조9300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말 대비 2.3%와 3.9% 커졌다. 
 
중소기업대출이 대폭 증가하면서 총대출 확대도 견인했다. 상반기 기업은행의 총대출은 293조5970억원이다. 지난해 말 대비 2.3% 늘었다. 중소기업대출이 대출 증대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나, 대기업과 공공대출 등의 규모가 지난해 말 대비 7.3% 감소하면서 중소기업대출 성장폭 대비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업종별 부문에서는 기타 업종을 제외하면 제조업, 도소매업, 부동산임대업 순으로 중소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특히 제조업 부문은 지난해 말 53.2%에서 53.5%로 6개월만에 0.3%p 비중을 늘렸다. 같은 기간 도소매업이나 부동산임대업의 비중이 줄어든 것과는 반대 양상이다. 
 
은행권 기업대출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기대출을 증가시킨 덕분에 이자이익도 커졌다. 기업은행의 상반기 이자수익은 8조6945억원이다. 1년 전에 비해 6.9% 증가한 규모다. 이자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출금 이자가 상반기 7조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늘어난 덕분이다.
 
이뿐만 아니라 유가증권이자도 급증했다. 상반기 기준 기업은행의 유가증권이자는 9522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3.7% 올랐다. 증가율로는 가장 높다. 다만 기업은행은 이자수익의 증대는 이뤄냈으나, 비용을 뺀 이자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자비용으로 추산되는 중금채이자가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금채이자는 기업은행이 발행하는 중금채에 대한 이자다. 중금채는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와 중장기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이다. 상반기 기준 기업은행이 중금채이자와 예수금이자도 지출한 이자비용은 5조5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건전성· 기업가치 제고는 과제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대출 규모를 키워 수익을 올렸으나, 건전성 지표는 꾸준히 악화 추세다. 지난 6월 말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3%로, 1분기 1.12% 대비 0.18%p 올랐다. 전년 동기 0.98%와 비교하면 상승 폭은 더 크다. 상반기 총여신 310조8920억원 중 고정이하여신이 4조440억원으로, 3개월 만에 17.6% 증가했다.
 
연체율도 오른 채 지난해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6월 말 기업은행의 연체율은 0.77%로 지난해 상반기 0.54%와 여전히 0.23%p 차이다. 다만 지난 1분기 0.79%에 비해서는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건전성뿐만 아니라 CET1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확대에 한창인 4대 금융지주들에 비해 열위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상반기 CET1은 11.56%다. 1분기 말 11.39% 대비 오르기는 했으나 4대 금융지주와는 차이가 있다. 4대 금융 중 CET1이 가장 높은 KB금융의 경우 6월 말 13.59%로, 기업은행과는 2.03%p 차이가 난다. 
 
 
다만 기업은행은 국내 시스템적 중요은행에 포함돼 있지 않다. 금융당국은 금융사가 시스템적 중요은행에 해당될 경우 추가 자본 적립을 권고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1%p 추가 자본을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한다. 다만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임을 감안해 요건을 충족함에도 해당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중은행 대비 기준이 넉넉하다는 뜻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당행의 경우 시스템적 중요은행 요건은 충족하지만, 국책은행이라 규제 대상에서는 빠졌다”라면서 “꾸준한 중기대출과 타 부문 균형 성장 기반을 확충하고 고객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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