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경제"…미 대선 가를 'R 공포'
역대 대선 핵심 변수 '경제'…1992년 클린턴 당선 '대표적'
2024-08-09 16:40:10 2024-08-09 18:13:06
카멀라 해리(왼쪽)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미국 대선판마저 뒤흔들고 있습니다. 경기지표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현 경제 상황이 미국 대선 판세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경제 악화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한 데 이어 자신의 대선 패배 시 경제공황이 올 것이라고 예고하며 대선 전략의 핵심을 '경제'에 맞췄습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근소 우위를 보였던 해리스 부통령에게 향후 경제 상황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최근 미국의 실업률 상승과 경기지표 하락 등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는 소비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뉴욕증시 주가지수 급등락에 더해 고용 둔화가 소비 부진으로 이어지면 미국 성장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36% "경제 1순위"…미 대선 '최대 변수'
 
미국 유권자들이 꼽은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경제였습니다. 지난달 초 CNN방송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6%가 이번 대선에서 중요 변수로 경제를 1순위로 선택했습니다.
 
역사적으로 경제는 미국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였습니다. 특히 공화당 현직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가 대결한 1992년 미국 대선은 경제 상황이 얼마나 큰 변수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 대표적 선거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당시 클린턴 후보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와 '강한 미국'을 내세웠던 부시 대통령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당시 클린턴 후보의 승리는 대통령 평가 기준이 '전쟁'에서 '경제'로 급변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됩니다. 대선 1년 전인 1991년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물가는 4.2%까지 치솟았습니다. 또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유가는 급등했고 미국 내에서는 저축대부조합 파산이 이어지면서 경제가 악화일로에 처했습니다.
 
다만 최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해리스 부통령은 전국 여론조사에서 근소 우위 구도를 지키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로이터통신·입소스>가 여론조사(8월2~7일 조사·이하 현지시간)에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42%로, 37%를 얻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습니다. 또 <이코노미스트·유고브> 여론조사(8월4~6일 조사)에서도 해리스 45% 대 트럼프 43%로, 해리스 부통령이 2%포인트 높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해리스 여론조사 앞서자…트럼프, '경제 책임론' 파상공세
 
하지만 미국의 경제 악화는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는 집권 세력인 해리스 부통령에게 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의 경제가 안 좋아진다면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인플레이션을 비롯해 전반적인 경제 문제의 책임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실패에 있다는 주장을 전략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의 경제적 능력과 성과를 부각시켰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트루스소셜에서 "해리스는 조 바이든보다 더 나쁘다"며 "다음 단계는 2024년 대공황, 카멀라 폭락"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그러면서 8일 기자회견에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 등과 관련해 "대통령이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며 "나는 많은 돈을 벌었고 매우 성공했다. 내가 연준 사람들이나 의장보다 더 나은 직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경제·고용 분야' 정책 선호도에 있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미국의 현 경제 상황이 반영된 평가로 보입니다.
 
8일 <입소스>가 발표한 조사 결과(7월31~8월7일 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미국 경합주 7곳(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의 등록 유권자들의 경제·고용 정책 선호도는 트럼프 42% 대 해리스 35%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앞섰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이 현재 상승세에 있긴 하지만, 경기침체 등 여러 변수로 낙관적으로 볼 단계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TV토론 등 앞으로 넘어야 될 산이 많다"며 "경제는 항상 변수였고, 이번에 낙태·국경 문제와 이스라엘·우크라이나 문제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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