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주요 저축은행들이 직원과 점포 수를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와중에도 임원 수는 오히려 늘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의 신호탄인 레고랜드 사태가 불거진 지난 2022년 이후 저축은행 일반 직원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79개 저축은행의 정규·비정규직을 합한 직원 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8916명인데요. 2022년 6월 말 9467명, 2023년 6월 말 9389명로 2년 새 551명(5.8%) 줄었습니다.
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 등 자산 규모 기준 5대 저축은행을 살펴보면, 웰컴저축은행의 직원 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619명으로 2년 새 131명 줄었습니다. 이어 같은 기간 OK저축은행 94명, SBI저축은행 11명, 애큐온저축은행 4명 순으로 줄었습니다. 한국투자저축은행만 유일하게 22명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점포 수도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6월 말 점포 수는 총 265곳입니다. 2022년 6월 말 289곳, 2023년 6월 말 278곳으로 지속적으로 줄었으며, 2년새 24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저축은행이 인력과 점포를 정리하는 이유는 부동산PF 부실사태로 사업장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저축은행업계는 올해 상반기에만 3894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는데요. 연체율은 8.36%,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53%로 치솟은 상태입니다.
반면 임원 수는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79개 저축은행의 상근·비상근을 합친 임원 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740명입니다. 2022년 6월 말 709명, 2023년 6월 말 732명 등으로 2년새 31명(4.3%) 늘었습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2년 새 임원 수 증가 폭이 가장 큰 곳은 OK·유안타·세람상호저축은행으로 6명 늘었습니다. 이어 웰컴저축은행 4명, SBI·IBK·바로·안양·MS상호·키움예스저축은행 3명 순으로 늘었습니다. 부동산 PF 부진 등 실적 하락에 따른 충격을 일반 직원들이 감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같은 부동산PF 문제로 부실을 감당하고 있는 증권사의 경우 저축은행과 달리 임원과 직원이 모두 줄고 있는데요. 올해 상반기 증권사 직원은 3만7106명으로 2년 새 740명(1.9%)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임원은 1440명으로 16명(1.0%) 줄었습니다.
인력 감축이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업계 상황이 좋지 않아 비정규직 인력을 유연하게 관리한 곳이 많다"면서 "내년 상반기 이후로 정상화가 기대되는 만큼 이후에 외연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79개 저축은행의 정규·비정규직을 합한 직원 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8916명으로 레고랜드 사태가 터진 지난 2022년 이후 551명이 줄었다.(사진=저축은행중앙회)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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