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상장 주가 수익률 살펴보니…'대신'만 줄곧 '마이너스'
1개월·6개월·1년·2년·3년 수익률 공모가 밑돌아
보호예수 넘긴 1년 후 대신 최하위…키움 1위
업계 "다소 공격적 공모가 선정한 듯"
대신 "상장 기업 많아지면서 수익률 영향"
2025-01-16 06:00:00 2025-01-16 06:00:0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최근 5년간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성적이 증권사별로 차이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대신증권이 주관한 기업들은 전 트랙에 걸쳐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습니다.
 
대신증권, 혁신기술기업 전 트랙 마이너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기술특례제도 중 혁신기술기업 트랙으로 코스닥에 상장을 주관한 기업이 5곳 이상인 증권사 중 대신증권이 주관한 기업들의 수익률이 모든 기간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5년 간 대신증권은 기술특례기업 혁신기술기업트랙으로 18개 기업을 상장시켰습니다. 
 
대신증권이 주관한 기술특례기업(혁신기술기업) 주가 수익률은 1개월 -4.79%, 6개월 -16.04%, 1년 -30.22%, 2년 -33.88%, 3년 -49.66%로 집계됐습니다. 상장 직후는 물론 수년이 지난 후에도 모두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5년 간 혁신기술기업트랙으로 코스닥 상장을 주관한 기업이 5곳 이상인 증권사는 신한·한국투자·대신·미래에셋·NH투자·KB·삼성·키움·하나증권 등 9개사입니다.
 
조사대상 기업 중 상장 후 1년 주가 수익률을 살펴봐도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상 상장 후 6개월~1년간 보호예수(의무보유확약) 기간이 걸려있는 것을 감안해 1년 주가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이들의 1년 후 주가 수익률은 평균 –30.22%로 9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저조했습니다. 삼성증권도 13개 기업을 상장시킨 가운데 1년 평균 수익률은 –12.04%를 기록해 대신증권과 함께 마이너스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들과 달리 키움증권은 7개 기업을 상장시켰고 이들의 1년 수익률은 평균 80.22%로 높아 대조를 이뤘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상장 주관한 31개 기업의 1년 수익률도 평균 56.38%로 우수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19개 종목으로 50.89%, 미래에셋증권은 20개 종목, 23.99% 등 양호한 성적을 냈습니다.
 
이처럼 증권사별로 주관한 기업들의 주가 성적이 차이나는 것은 최초 밸류에이션과 그에 따른 공모가 산정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신증권이 주관한 큐라티스는 오버행과 고평가 논란에 상장을 한 차례 미룬 적이 있고, 버넥트 역시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며 기업공개(IPO) 일정을 연기했지만 몸값을 낮추지는 않았습니다.
 
IPO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IPO 업무 진행 시 총액인수 부담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고, 키움증권 역시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신증권의 경우 다소 공격적으로 공모가를 산정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샘플사이즈가 워낙 작다보니 주관사별 수익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상장사는 높은 몸값을 받고 싶어하고, 투자자는 낮은 가격을 원하기 때문에 공모가 산정에 있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초과수익률도 하위권 포진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크게 혁신기술 특례와 사업모델 특례로 나뉩니다. 혁신기술 특례는 전문평가기관의 기술성 평가를 기반으로 심사 받는 제도입니다. 2곳의 평가기관 중 최소 한 곳에서 A등급을 받아야 하며 나머지 한 곳의 평가도 BBB등급은 돼야 합니다. 사업모델 특례는 상장주선인이 사업모델의 경쟁력과 성장성을 평가해 추천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다만 기술특례제도는 기술력이 있지만 수익성은 다소 부진한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문턱을 낮춘 제도입니다. 그러나 지난해 기술특례 상장한 파두가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는 매출을 거두면서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일반 상장기업 대비 낮은 재무요건으로 실적 부풀리기 등 제도 악용 소지가 있는 데다 부실기업의 상장을 거르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거래소는 특례상장 제도 건전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코스닥 상장기업의 주관사별 IPO 현황 통계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관사별 성적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해 주관사의 책임감을 높이려는 취지입니다.
 
그럼에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일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상장 후 1년간 기술성장기업의 종목별 시장 초과수익률을 봐도 하위 5개 중 3개 종목이 대신증권이 주관한 곳입니다. 해당 기간 공모가 대비 시장초과수익률은 큐라티스(348080)가 -66.57%로 가장 저조했습니다. 큐라티스는 대신증권과 신영증권이 공동주관해 지난 2023년 6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제약바이오 업체로, 당시 공모가 4000원에 상장했지만 지난 14일 주가는 671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대신증권이 주관한 핀텔(291810)버넥트(438700) 역시 각각 –61.27%, -61.23%의 1년 시장초과수익률로 각각 하위 4위, 5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밖에 미래에셋증권이 주관한 퀀타매트릭스(317690)도 상장 후 1년 시장초과수익률 –66.04%, 신한증권과 SK증권이 주관한 씨유박스(340810)는 –63.31%로 저조했습니다.
 
앞서 대신증권은 부실 상장 논란으로 한국거래소의 제재를 받기도 했습니다.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시큐레터가 상장 8개월만에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서 주관사인 대신증권에 책임을 물은 것입니다. 지난 2023년 코스닥 상장한 시큐레터는 그해 감사인으로부터 감사범위 제한을 사유로 의견 거절을 받아 상폐 사유가 발생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주관사인 대신증권에 2026년 8월까지 성장성 추천 방식의 기술특례상장을 주관하지 못하도록 제재했습니다.
 
상장을 주관한 회사의 낮은 수익률 관련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상장 주관을 많이 진행하다보니 상장 기업수 자체가 많아지면서 수익률에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장 당시와 상장 후 시장 상황에 따라서도 주가 변동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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