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원인으로 선악에 대한 윤석열씨의 이분법적 사고를 꼽았습니다. 윤씨가 평생 검사로 활동하며 세상을 선과 악으로만 구분하다 보니,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 상대는 처단해야 할 대상으로 본 것이 내란 사태를 불렀다는 지적입니다. 박근혜 탄핵 이후 국민통합을 이루지 못한 문재인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정 의원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윤석열 대통령은 평생을 검사로 살아와 선악, 이분법적 사고가 내재화·신념화된 분"이라며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고 통합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정 의원은 또 "(윤석열씨를) 나오게 만든 건 전임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문재인정부가 중도 세력·일부 보수 세력과 연대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정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만들어낸 국민적 에너지를 통합했어야 했다"며 "탄핵 연대 세력을 통합하지 못한 것이 민주당의 과오"라고 전했습니다.
정 의원은 차기 대선 변수로 '민생경제'를 꼽았습니다. 정 의원은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정치인은 이재명 대표"라고 말했습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다음은 정성호 민주당 의원과의 일문일답입니다.
-윤석열씨가 19일 현직 대통령 최초로 구속 당했습니다. 12·3 비상계엄부터 구속까지 47일간 일련의 사태를 어떻게 봤습니까.
대통령 한 사람의 무도한 행위에 의해서 국격이 떨어지고 국가적 자존심이 손상받은 것에 대해 참담함을 느낍니다.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보여준 행태가 너무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더 참담한 것은 19일 서부지방법원 점거입니다.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래 정권에 의해서 법원이 점거된 적이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가 발전된 국가로 평가를 받았는데 완전히 그게 그냥 땅으로 떨어져 버린 겁니다.
-공정과 상식을 앞세워 대선까지 거머쥔 윤석열씨가 왜 내란 우두머리로 전락했다고 봅니까.
사람의 문제냐, 제도상의 문제냐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이 상황이 제도의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문제가 있다고 해서 문제가 다 드러나는 건 아니란 말이에요. 윤 대통령은 평생을 검사로, 처단자로 살아와서 선악, 이분법적 사고를 갖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세상은 단지 선만 있고 악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나랑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고 통합시켜 내는 게 정치 지도자의 자질인데 (나랑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전혀 인정을 안 하는 게 문제입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검찰총장 시킨 전임 정부도 책임"
-전임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봅니까.
물론 그런 사람을(윤 대통령) 나오게 만든 건 전임 정부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임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시켰으니까요. 그리고 여당이 '국민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야당을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해야 하는데 전혀 그 역할을 못 했습니다. 여당조차도 자기 부하로 여겼던 겁니다. 그런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이분법적 사고를 강화시킨 게 유튜버 아닙니까. 세계를 보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모든 게 유튜브에서 나왔던 것 같아요.
-향후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때도 파생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보는데요. 일종의 수직적 당정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봅니까.
민주당은 이미 그런 면에서 준비가 돼 있습니다. 지금 이재명 대표가 다양한 목소리를 많이 듣고 있어요. 밖에서는 듣지 않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재명 대표에게 쓴소리와 조언을 합니다.
"민주, 국정 안정 역할 고민해야"
-한국 정치가 왜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까.
문재인정부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만들어낸 국민적 에너지를 통합했어야 되는데 그런 면에서 민주당의 과오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탄핵을 위해 연대했던 수많은 세력들이 (모인 것이) 민주당만이 한 게 아니거든요. 당시 여당 의원들 60명 이상이 찬성하는 등 다수의 세력들이 탄핵을 만들어냈습니다. 모든 국민들의 열망, 헌법재판소의 (탄핵 의결) 만장일치를 이끌어낸 힘들을 민주당이 모았어야 하는 거죠. 전임 정부가 그런 면에서 상당히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정당 지지율을 보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초박빙 상황입니다.
탄핵 이후 보수가 결집하고 있습니다. 또 윤 대통령이 강하게 저항하고 있지 않습니까. 내란 우두머리가 버티니까 그들이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응해서 과표집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탄핵 상황을 만들어내고 내란을 일으키 전적인 책임은 당연히 윤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국회에서 탄핵 의결을 주도한 건 민주당이에요.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에 부쳐진 이후 국정을 안정시켜야 될 상당한 책임이 민주당에 있습니다. 여러 민생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정부나 여당과 우리가 주도적으로 손을 내밀고 대화를 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민주당이 국정 안정과 민생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고민과 반성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재명, 경제에 탁월한 지도자"
-일각에서는 반이재명 정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합니다.
일부 언론이나 여당에서는 '윤석열은 구속했는데 이재명은 왜 구속하지 않냐며 공정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전혀 별개의 사안입니다. 윤석열은 다양한 형태로 11차례 이의를 제기하며 수사 절차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재명 대표는 사법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력했습니다. 또 법률가의 관점으로 보면 내란은 사회 시스템을 붕괴시키기 위한 공격 행위입니다. 국가적 법익을 침해하는 범죄입니다. 이재명 대표와 차원이 다른 사건이란 말이에요. 너무나 불합리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차기 대선은 어떻게 전망합니까.
지금 대선을 전망하기는 좀 이른 것 같습니다. 국민들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경제와 민생 회복입니다. 국가의 성장 동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재명 대표만큼 민생과 경제에 탁월한 식견을 갖고 있는 대표는 없다고 생각해요. 성남시장으로서 경기도지사로서 성과를 입증해 낸 유일한 지도자라는 생각을 합니다.
"트럼프 설득할 정치인은 이재명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는데 우리나라는 탄핵 국면으로 지도부 공백이 있는 상황입니다. 이 국면 어떻게 헤쳐나가야 합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에 최선책을 추구하는 성과주의 인물입니다. 결국 우리가 주장하는 것이 결국 미국에도 이익이 된다고 설득해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겁니다. 그런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정치인은 이재명 대표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써놓고 읽는 것이 아니라 경제 관련 수치를 정확하게 알고 있고 당당하게 와서 할 말 하는 스타일이 필요합니다. 지금 여당의 정치 지도자들은 단 한 명도 (그럴 능력이) 없다고 생각해요.
-선거구제 개편 등의 논의도 필요하다고 봅니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선거 제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선거 제도도 여야가 합의해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는데, 위성 정당을 만들어 양 거대 정당이 다 독식해버린 것 아닙니까. 지금도 어떤 분들은 헌법 개정보다 선거 제도가 중요하다고 하는 데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정치적 신뢰가 먼저 바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권력구조 개헌은 그다음 문제라고 봅니까.
이번 사태는 사람의 문제가 크기 때문에 권력 구조만 개혁해서는 안 됩니다. 헌법 개정도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기에 해결하기 어려울 겁니다. 합의될 수 있는 부분부터 해야 되는데 지금 이 국면을 지나가야 되는 거죠. 다만 여야 지도자들이 향후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합의를 갖고 로드맵 정도는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담=최신형 정치정책부장, 정리=박주용 기자·김유정 인턴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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