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열린 2025년 제1차 청년고용촉진특별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12·3 비상계엄'발 내수 부진이 고용 시장까지 덮친 가운데, 올해도 고용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요 기업들이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채용 규모를 줄이는 움직임이 보이는데요.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면서 올해도 청년고용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정부는 '조기 개입'으로 이른바 '니트족'(구직 의사가 없는 무직자) 생성 방지에 나서기로 했지만, 근본적으로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책 노력에도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입니다.
'코로나 학번' 쏟아지는데…상반기 일자리 '빨간불'
22일 고용노동부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주요 기업들은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신규 채용 축소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구직자들의 취업 어려움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지난달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0인 이상 기업 239개사 최고경영자와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중 36.9%의 기업이 작년 대비 채용규모를 축소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올해 초 졸업 예정인 청년들은 비대면 사회 속 직무 경험이 적은 '코로나 학번'입니다. 때문에 취업 과정에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게 정부와 민간의 예상입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제1차 청년고용촉진특별위원회에서 "올해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채용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코로나 학번이 졸업하면서 청년들이 취업 과정에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정부는 청년이 일할 기회를 늘리고 중장년 세대와 청년 세대가 상생하는 일자리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청년 고용의 근본적 문제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꼽힙니다. 대기업과 같은 청년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에서 공채 대신 수시 경력직 채용을 늘리면서 청년 취업 준비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데요.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층 중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전년 대비 2만1000명 늘어난 42만1000만명에 달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늘어난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40만명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청년층의 '쉬었음' 사유로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30.8%)가 가장 많이 꼽힙니다. 이어 '다음 일 준비를 위해'(20.9%)가 이유로 지목됩니다. 정부는 이를 저성장 기조 속 일자리 창출력이 떨어지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에 기인한 것이라고 진단합니다.
고용부 2030 자문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임 씨(29·여)는 "청년들이 대기업만 고집할 정도로 눈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며 "그러나 일자리가 너무 부족하거나 조건이 너무 열악하다"고 토로했습니다.
홍경의 고용부 청년고용정책관은 "저성장 기조 속 대·중소기업 간 격차가 커지면서 청년들이 가고 싶어 하는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이며 "기업들의 수시 경력직 채용 선호로 신규 구직해야 하는 청년 부담이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 긴급 처방에도…효과 '미지수'
정부는 청년고용 어려움이 가중되자 올해부터 졸업예정자와 쉬었음 청년, 직업계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취업 지원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이날 고용부는 제1차 청년고용촉진특별위원회에서 '한국형 청년보장제(유스개런티)' 사업을 비롯한 올해 청년고용 정책방향을 내놨는데요. 졸업예정자는 '졸업 후 4개월 내 조기개입'을 원칙으로 쉬었음 청년의 유입을 막을 계획입니다. 유럽연합(EU)이 2013년부터 시행 중인 '청년보장제(Youth Guarantee)'와 유사한 형태입니다.
고용부는 조기개입을 위해 올해 전국 120개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를 통해 2월까지 졸업예정자 취업여부 및 서비스 수요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5만명 규모의 졸업자에게 졸업 후 4개월 내 1:1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졸업 후 4개월 이상 취업하지 못한 청년들은 고용부의 일경험, 직업훈련, 국민취업지원제도 등으로 연계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이번 정책에서도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고민은 빠져있다는 지적입니다. 청년 위원인 유재은 청년연구단체 스페셜스페이스 대표는 "청년을 입체적인 대상으로 보고 청년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정말로 무엇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코로나 이후 청년들의 내적 동기가 저하되었다는 조사들이 많은데 청년이 원하는 다양한 경험과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습니다.
22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열린 2025년 제1차 청년고용촉진특별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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